그래픽=내외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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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경제TV] 정동진 기자="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적어도 0부터 9까지는 언어, 민족, 국가 등을 초월해 최소한의 약속이자 표준이다. 그럼 영어와 숫자만 공존하는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에서 숫자의 증감을 보고, 의미를 부여하는 게 아닌 있는 그대로 '온체인 데이터'를 쉽게 설명할 필요가 있었고, 이러한 고민의 시작이 라이브워치다"라고 운을 뗀 유승현 크로스앵글 사업개발그룹 팀장.

그는 처음부터 역동적인 암호화폐 업계와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삼성물산 상사맨의 빌드업만 따라가면 승승장구할 수 있었음에도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 이현우 공동 대표의 부름에 모든 것을 버리고 온 진짜 사나이다.

"과거 물산은 상사였고, 철저하게 주고 받아 이해관계가 분명한 곳이었다. 개인적으로 시작한 코인 투자로 돈을 번다기보다 손해만 막심할 정도로 그냥 초보 투자자였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나를 찾아줄 때 기쁨과 설렘에 앞서 무턱대고 들어와 보니 완전히 무법 천국이었다"

유 팀장은 영업의 진수를 가진 이로 패를 숨기고 장난이나 사기를 치려는 스캠, 이전 업계는 대금 늑장 지급과 고의 부도로 설명되는데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이러한 코드가 크로스앵글과 맞아떨어졌다.

"유통량이 기준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재단 지갑에서 단 1개라도 이동하면 그게 바로 유통입니다. 최근 불거진 특정 프로젝트는 개념이 달라 벌어진 오해일 뿐입니다. 오히려 거래소와 프로젝트팀이 소통해서 서로 협의한 유통의 기준이 정립됐다면 별일 아닙니다. 이미 크로스앵글은 글로벌 거래소와 협력할 정도로 글로벌 스탠다드, 인터내셔널, 내셔널 등 3개 선택지 중에서 일단 글로벌이 우선입니다"

이어 "인터내셔널이 중요한 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협의에 따라 국가마다 규제와 관리기구가 다르고, 당연히 합법과 불법을 논하는 게 아닌 제도권 진입을 위해 케이스 스터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 운이 좋은 첫 번째는 인간적으로 나를 찾았고, 그다음에 이미 크로스앵글 자체가 각 국가의 법령을 암기할 정도로 철저한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까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크로스앵글은 대기업, 강소기업도 아닌 스타트업이다. 당연히 스타트업의 DNA를 갖춰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규제 샌드박스나 네거티브 규제로 만들어지는 진입장벽을 꼼꼼하게 확인, 소처럼 듬직하고 우직하게 전진한다. 이러한 우직함이 처음에는 낯설지만, '속도와 방향'과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회사가 수시로 TF를 구성할 수 있는 초창기 카카오와 닮아 실패 노하우를 체득하면서 전진하는 회사다.

다음은 라이브워치의 일문일답

Q>라이브워치를 준비하게 된 배경
크로스앵글은, 국내 유일의 크립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쟁글의 운영사입니다. 쟁글은 지난 2018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400개가 넘는 가상자산을 분석 및 정보를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 코인판 DART(전자공시시스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크립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쟁글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웹3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데이터 리서치 인프라/서비스를 구축했으며, 이를 토대로 지속 가능한 웹3 생태계 형성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당사 크립토 평가보고서가 주요 참고 자료로 사용되면서, 400개가 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게 되면서 쟁글은 많은 데이터를 축적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블록체인 업계에 유통량 정의가 상이하고, 거래소들 또한 유통량 관리 기준이 제각각이라, 프로젝트들 입장에선 보고의 부담 및 시장의 혼선 있었습니다.

또한 관리 주체인 거래소 입장에서는, 상장된 토큰을 24시간 관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위의 언급된 유통량 정의 및 관리 기준의 부재 및 자동화된 관리 툴의 부재로 인한 어려움이 외에, 프로젝트들의 관리 책임이 거래소로 집중되는 현상을 해소하고자 하는 3가지 이유로 라이브워치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라이브워치의 핵심 요소는?
라이브워치의 핵심은, 프로젝트의 토큰 유통량 모니터링입니다. 모니터링 방식은 우선 프로젝트에서 제출 및 공시한 토큰 발행 및 유통 계획을 받고, 쟁글에서 직접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추출합니다.

추출한 데이터(온체인 데이터를)와 공시된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흔히들 온체인 데이터는 공개되어있는 데이터로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고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해석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 데이터를 2차 가공하여 공시 정보와 쉽게 비교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Q>온체인 데이터는 결과를 보고, 원인을 추정하는 귀납법과 닮아 있다. 즉 귀납법의 오류가 온체인 데이터 중심 서비스도 해당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라이브워치 관련 사업이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해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점에 대해 라이브워치가 경계할 요소와 지향점을 설명해주세요.

라이브워치는 온체인 데이터를 감지하는 프로그램으로, 토큰의 발행 및 유통량 관련해 어떤 이슈가 발생함을 감지했을 때, 이슈에 대한 원인을 추정하기보다, 해당 현상 그 자체가 발생한 사실을 쉽고 빠르게 볼 수 있도록 지표화하여, 현재 발생한 사실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유통량 중심으로 관찰한다면 이미 발행과 유통이 100%에 도달한 프로젝트에 라이브워치의 쓰임새는?
발행이 100%에 도달한 프로젝트라도, 유통계획은 100%가 아닐 수 있습니다. 채널별 락업 및 락업 해지 등 유통량 변화량은 발행률과 관계없이 모니터링되어야 하는 숫자입니다.

그에 반해, 발행량 및 유통량이 100%를 달성한, 프로젝트가 보유하고 있는 토큰이 없는 상황이라도, 프로젝트의 추가 민팅 상황을 감지해야 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토큰의 발행량/유통량 뿐만 아니라, 활성화 지갑 수 등 트랜잭션 지표들을 추가하여 유통량이 정상적인 범위내에서 유지되고 있는지 뿐만 아니라 서비스가 활성화가 되어있는지 볼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Q>현재 빌드에서 추적이 가능한 프로젝트 수는?
현재 이더리움 및 클레이튼 체인상에서 돌아가는 프로젝트들은 추적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대다수 프로젝트는 이더리움 혹은 클레이튼 베이스로 40% 이상이 이더리움 베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년 초에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및 폴리곤 등 해외 메인넷과 국내 신규런칭하는 국내 메인넷들을 커버할 예정입니다.

Q>쟁글의 발전 방향
쟁글은 공시, 평가로 시작했으며, 현재 운영하는 가상자산 리서치 센터는 국내 최대 인원 및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많은 업계 분들이 쟁글의 콘텐츠를 보고 계십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요 거래소의 가격 지표와 섹터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덱스 등, 데이터 프로바이더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쟁글 아카데미라는 투자 교육 콘텐츠도 보유, 근래에 많은 분이 교육 쪽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십니다. 온체인 데이터 영역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와서, 라이브워치처럼 새롭게 나올 서비스도 많습니다.

우리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단순히 어떤 코인이 더 좋고 나쁘고 하는 정보를 얻는 수준을 넘어 종합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하기 위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자 합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투자자들 자체가 현명해져야 합니다. 아카데미 콘텐츠를 통해 기초적인 개념부터 시작해 전체 산업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리서치를 꾸준히 제공하는 이유도 투자 문화를 개선하려는 데 있습니다.

유 팀장은 "당장의 이슈보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프론티어 정신으로 계단처럼 밟아서 진행하는 회사가 크로스앵글이다"라며 "그저 명암을 구분하는 등대보다 라이브워치는 '지금 어디쯤인가'라는 생각으로 나침반이 되려고 준비했으니, 내년에 펼쳐질 크로스앵글의 쟁글을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등대 다음에 나침반 같다고 하니 유 팀장은 "다음은 GPS가 될 정도로 세세하게 모든 걸 공개할 겁니다. 기회가 되면 GPS처럼 깐깐하고, 꼼꼼한 쟁글이 됐을 때 인터뷰나 다시 하죠"라며 너털 웃음을 짓는 유 팀장의 얼굴에서 '아, 이래서 크로스앵글과 쟁글은 믿음직스럽다'라는 확신이 든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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