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경제TV] 진병훈 기자=지난 2006년에 개봉하면서 제임스 본드의 부활을 알렸던 영화 '007 카지노 로얄'의 핵심 소재는 '공매도'였다.
매즈 미켈슨이 연기한 르 쉬프르가 몬테네그로의 카지노 로얄에서 열린 포커 대회에 참가한 이유는 주식 하락에 배팅하는 공매도가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보통 우리가 주식을 하는 이유는 싼 값에 사서 비싸게 팔아 차익을 남기지만 공매도는 비쌀 때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주식을 사서 차익을 남기는 구조다.
예를 들어 00전자의 한 주가 10,000원이라고 했을 때 그 주식을 가지고 있는 A에게 빌린 뒤에 B에게 현금을 받고 판다. 이때 A에게는 대여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제 00전자의 주식이 떨어져서 한 주가 5,000원이 됐다면 매수에 들어가고 A에게 빌렸던 주식을 돌려주면 된다. B에게 팔면서 받은 금액 10,000원이 통장에 있기 때문에 차익은 5,000원이 된 셈이다.
여기서 공매도를 '숏 셀링'이라고 하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 차익을 남기기 위해 매수에 들어가는 과정을 '숏 커버링'이라고 한다. 위에서 00전자의 주식이 5,000원으로 떨어졌을 때 매수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숏 버커링'이다.
반대로 00전자의 주가가 20,000으로 오르게 되면 울며 겨자 먹기로 B에게 받은 현금 10,000원에서 10,000원을 더 얹여서 매수에 들어가야 한다. 더 큰 손해를 줄이기 위해 매수에 들어가는 것으로 '숏 스퀴즈'라고 부른다.
현실에서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공매도로 충분히 재미를 본 다음에 들어가는 숏 커버링 덕분에 00전자의 주가가 상승하지만 단기 반등이나 마찬가지다. 숏 커버링에 속지 말자는 기사들이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공매도에 실패하게 되면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버티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일순간 매수에 들어가는 숏 스퀴즈가 벌어지고 이 때도 주가가 잠시 상승하는 효과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영화는 르 쉬프르가 테러 조직으로부터 주식 대여 자금으로 추측되는 자금을 빌리고 항공사 스카이플릿을 공매도한다. 이후 폭탄 테러범을 통해 항공기를 폭파시켜 주가를 떨어뜨리려 하지만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막아내면서 빗쟁이가 된 것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불황과 미국의 긴축 공포가 급락장을 부르면서 공매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하락이 연일 나타나면서 공매도를 아예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개미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의 공매도 규모는 38조6898억 원으로 코스피 공매도 거래금액에서 71.79%를 차지하고 있다. 종목토론방에서도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공매도는 꼭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