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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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일본에 이어 NFT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2월 블록체인콘텐츠 협회(ブロックチェーンコンテンツ協会)를 설립한 이후 더블점프 도쿄 등 블록체인 게임업체와 지갑, NFT 마켓, 광고 대행사 등이 옥트 패스(Oct-Pass, Open Contents Token)를 개발, 실증실험을 거쳐 지난달 말 더블점프 도쿄의 신작 '마이 크립토 사가'에 최초로 적용했다.

이는 유저 입장에서 마이 크립토 사가의 NFT를 이더리움을 비롯한 다른 코인이나 토큰으로 발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이더리움처럼 특정 플랫폼이나 프로젝트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에 대응하는 흡사 '멀티 플랫폼에 대응하는 NFT 발행 방식'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아이템버스 플랫폼 구조도 / 자료=한국모바일게임협회
아이템버스 플랫폼 구조도 / 자료=한국모바일게임협회

8일 한국모바일게임협회에 따르면 한국형 NFT 표준화를 위한 블록체인게임 프로젝트 '아이템버스'를 공개했다. 협회 측은 게임에 특화된 전용 NFT보다 게임 외에 다른 분야도 접목할 수 있는 NFT 개발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한국도 일본에 이어 제도권 진입 전후로 NFT를 사행성의 시각이 아닌 생태계 확장에 초점이 맞춰진 또 하나의 기술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일본은 지난해 5월 자금결제법 시행을 앞두고, 블록체인 콘텐츠협회가 탄생했다. 

당시 협회 구성을 보면 ▲블록체인 TCG '컨트랙트 서번트' 개발사 악셀마크 ▲암호화폐 지갑업체 커런시포트 ▲블록체인 TCG '크립토스펠' 개발사 크립토게임즈 ▲ 구미 ▲ 블록체인 기반 미술품 유통 기업 스타트반(startbahn) ▲ 브레이브 프론티어 히어로즈/마이크립토 히어로즈 전용 지갑 업체 '스마트앱' ▲마이크립토 히어로즈 개발사 더블점프도쿄 ▲ 컨트랙트 서번트 지갑 파트너 '토큰포켓' ▲ 광고대행사 하쿠호도 ▲ 블록체인 SNS 플랫폼 파이낸시(FiNANCiE) 등 총 10곳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정회원 7곳과 준회원 4곳, 명예 회원 2곳, 옵저버 1곳 등으로 14곳으로 늘었다.

이 중에서 블록체인 콘텐츠가 채택한 일본의 표준 NFT는 더블점프 도쿄, 크립토게임즈, 스마트앱, 파이낸시(FiNANCiE) 등 4곳이 지난해 10월에 공개한 베타 버전이 시작점이다. 옥트 패스는 하나의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할 때 NFT를 발행하고, 이를 보관하는 지갑에 전송, 지갑에 보관된 NFT를 네트워크에 연결된 스왑 등 NFT 발행 방식만 강조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 표준 NFT '옥트 패스' 구조도 / 자료=더블점프도쿄
일본 표준 NFT '옥트 패스' 구조도 / 자료=더블점프도쿄

오히려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게임과 서비스에서 발행된 NFT를 이더리움이나 링크(LN), 플로우(FLOW) 등도 대응할 수 있는 '메타데이터 포맷'으로 NFT 발행과 전송을 위한 규격이었다.

이러한 규격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더블점프 도쿄가 운용하는 블록체인 게임 육성 프로그램, 일명 MCH 플러스의 존재다. MCH 플러스는 더블점프 도쿄가 '마이 크립토 히어로즈'를 개발, 운영의 노하우를 ▲블록체인 게임 개발 지원 ▲생태계 구축 지원 ▲투자 지원(최대 500ETH) ▲인재 육성 지원 등 4개 부문으로 세분화, MCH 플러스에 합류하는 개발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그 결과 더블점프 도쿄는 MCH 플러스에 참여한 이더리움이나 이오스 기반 게임의 온체인 방식과 외부에 기록되는 오프체인 방식의 장점만 결합한 '멀티 블록체인'을 표방한 에셋 미러링 시스템(AMS, Asset Mirroring System)을 개발, 일명 'MCH+AMS'를 NFT 거래소 밈(miim)에서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더블점프 도쿄가 개발한 '마이크립토 히어로즈'의 후속작 '마이 크립토 사가'는 에셋 미러링 시스템(AMS, Asset Mirroring System)으로 멀티 블록체인에 대응한 첫 게임이다. / 자료=더블점프도쿄
더블점프 도쿄가 개발한 '마이크립토 히어로즈'의 후속작 '마이 크립토 사가'는 에셋 미러링 시스템(AMS, Asset Mirroring System)으로 멀티 블록체인에 대응한 첫 게임이다. / 자료=더블점프도쿄

현재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공개한 아이템버스(itemVerse)는 더블점프 도쿄를 중심으로 뭉친 블록체인 게임 얼라이언스의 MCH+AMS와 유사하다. 전자는 이더리움 기반이지만, 후자는 이더리움을 비롯해 라인 블록체인, 크립토키티 개발사 Dapperlabs의 FLOW, 매틱 네트워크(MATIC) 등 다양한 멀티 블록체인에 대응한다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일본이나 국내도 변수가 존재했으니 이더리움 기반 게임의 부담감으로 떠오른 디파이 열풍과 이더리움 2.0 전환이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의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게임사가 이더리움 기반 게임 개발로 전환했지만, 이더리움 가스비는 예년과 달리 수수료가 대폭 상승해 더 이상 매력이 되지 못한다.

결국 더블점프 도쿄는 게임에 특화된 MCH+AMS를 게임 외에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는 NFT 표준화를 위해 옥트 패스(Oct-Pass, Open Contents Token) 개발에 참여하게 됐고, 이는 블록체인콘텐츠 협회를 중심으로 일본의 NFT 표준화의 단초가 됐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가 NFT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실험의 결과를 옥트 패스에 반영해 다양한 블록체인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블록체인 게임업계가 사용하는 전용 지갑 'GO! WALLET'과 연동되는 '고 베이스'는 NFT 발행부터 거래까지 특화돼 '옥트 패스' 베타 버전의 또 다른 원형이다. / 자료=스마트앱
일본 블록체인 게임업계가 사용하는 전용 지갑 'GO! WALLET'과 연동되는 '고 베이스'는 NFT 발행부터 거래까지 특화돼 '옥트 패스' 베타 버전의 또 다른 원형이다. / 자료=스마트앱

 

이를 통해 국내 블록체인게임 업계는 거창한 한국형 NFT 표준화라는 말보다 확실한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막연히 NFT의 기술적인 설명보다 발행부터 판매, 이를 거래할 수 있는 NFT 마켓에서 진행하는 실증실험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또 NFT는 곧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인식 전환을 위해서 전자책, 한정판 상품, 아이돌 굿즈, 공연 티켓 등 복제와 위변조를 할 수 없는 다른 산업의 NFT 실험도 필요하다. 특히 게임에 특화된 NFT라면 이더리움 외에도 온톨로지(ONT), 엔진 코인(ENJ), 라이트코인(LTC)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대응할 수 있는 표준화 실험도 병행해야 한다.

게임이 PC와 콘솔, 스마트 폰 등에서 구동되는 '멀티 플랫폼' 개념이 이더리움이나 이오스(EOS) 기반 게임으로 서비스되는 '멀티 블록체인'이라는 용어로 바뀐 것만 기억한다면 한국형 NFT 표준화의 시작은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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