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간판 / 자료=내외경제TV DB
신한은행 간판 / 자료=내외경제TV DB

| 내외경제TV=정동진 기자 | 돈독일까 그게 아니면 신사업 추진을 위한 적극성일까.

최근 시중은행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CBDC를 실패한 디지털 화폐 정책으로 예단하고,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유통을 아우르는 디지털 한국은행처럼 행동하려는 꼼수가 도를 넘었다. 이미 스테이블 코인 열기가 과열됨에 따라 상표권 출원 외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에게는 개념이 없다.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에서 프로토콜 내지 POC(Proof of Concept)는 정책과 사업의 출발점이다. 스테이블 코인의 사전적인 정의에 대해 정책 입안자와 기구, 사업자 등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육하원칙으로 확실하게 개념을 정리, 서로가 정한 약속에 따라 정책과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스테이블 코인을 육하원칙으로 정하고, 그에 따른 사업 추진과 규제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다. 가이드라인 조차 '누가, 어떻게'에 대해 초점이 맞춰지는데 그게 바로 개념 증명의 첫 번째 단계로 취급할 수 있는 자격을 사전에 정리한다.

하지만 국내 시중은행은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한 이력 외에는 CBDC의 성패 지표나 결과 공개에 미온적이며, 무엇이 어떻게 부족했는지와 다음 테스트에서 무엇을 개선할 계획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국내를 제외한 다른 국가는 CBDC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개념 증명을 위한 케이스 스터디에 공을 들였다.

혹자는 CBDC와 스테이블 코인은 다르다고 반문한다. 성질과 성격이 다르다고 개념 증명을 생략, 오로지 법 공표와 동시에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이들의 공통점은 그들 스스로 스테이블 코인의 POC를 제대로 공부했는지 의문이 든다.

스테이블 코인이 디지털 화폐인지 혹은 국내 법령에 명시된 가상자산인지 제대로 구분할 수 없다면 그저 스캠처럼 알트코인만 찍어내는 이들과 다를 바 없다. 항상 유보적인 입장만 취하는 은행권의 행태는 자칫 그릇된 스테이블 코인의 이미지만 각인시킬 뿐 진지한 담론이 빠진 지 오래다.

결정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이 은행권의 비금융 사업인지 확실한 교통정리도 하지 못한 채 강행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스테이블 코인의 개념 증명도 못 하는 이들이 과연 어떤 개념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는지 의혹만 커진다.

특히 이들은 내수용 은행에 불과, 국외에서 다수의 CBDC 프로젝트에 참여한 글로벌 금융 기업과 비교해 경험이 없다. 흔히 IT업계에서 '무늬만 만레벨'이라고 부르는데 금융 서비스만 만레벨일 뿐 스테이블 코인 서비스는 초보자 티도 벗지 못한 풋내기다.

스테이블 코인이 트래블 룰과 카프(CARF, 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에 해당하는지 대답을 못 한다면 은행들은 스테이블 코인을 할 자격이 없다. 개념 증명 하나 못하는 사업자가 무슨 스테이블 코인을 논하고 있는지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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