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외경제TV=정동진 기자 | 상표권 출원과 MOU를 남발하는 요즘 스테이블 코인 열기를 보면 우려스럽다. 진지한 담론 없이 그저 특허청에 KRW 상표권을 등록하기에 바쁘고, 이더스캔이나 BSC 스캐너 등만 보더라도 NFT처럼 찍어낸 KRW 코드네임이 넘쳐난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스캐너에서 KRW가 포함된 코드네임 발행 내역이 기사에는 스테이블 코인 최초 발행 내지 테스트 완료, 성공적으로 발행됐다는 기사로 재포장해 여론을 선동한다. 단지 발의된 법만 가지고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사업성이나 미래보다 현재 주가 부양을 위한 사료나 호재로 포장, 악의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취재 과정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정의가 제각각 다르고, 이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다는 것도 신기한 현상이다. 각자 생각하는 스테이블 코인의 정의가 다른 탓에 법제화보다는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회사도 종종 언급된다.
차마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말은 할 수 없고, 그저 검토 중이라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결국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의는 바닥에 내친 지 오래다. 항상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과 미국 지니어스 법을 언급할 뿐 정작 국내에 어울리는 규제와 육성에 대해서는 말끝을 흐린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 다른 국가가 스테이블 코인의 규제를 준비 중이고, 이미 시행됐어도 국내 관련업계가 특정 국가의 스테이블 코인 규제에 맞춰 움직일 필요는 없다. 굳이 필요하다면 해외 법인서 추진하면 될 일을 신나게 떠들어대는 형국을 보면 웃음만 나온다.
또 본인의 계좌에 잔고가 있다면 페이, 없다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된다는 경험을 초월하려면 스테이블 코인의 논의는 더더욱 필요하다. 스테이블 코인의 상표권을 등록한 업체 중에서 CBDC나 예금토큰 등과 관련해 테스트를 진행해 본 업체가 몇 군데나 될 것인가.
그저 자격도 없는 업체들이 알트코인처럼 스테이블 코인 상표권만 남발, 이를 토대로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 못 한다. 무지성 투매처럼 남들도 하니까 우리도 상표권만이라도 등록하자는 옹졸한 심리를 가진 이들이 무슨 스테이블 코인 사업을 논하고 있나.
달러나 엔화, 위안과 유로 등에 비해 원화가 가진 경쟁력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싱가포르나 홍콩, 호주처럼 진지하게 테스트를 해보는 게 우선이다. 적어도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한 기업들이 앞다퉈 상표권을 등록했다는 사실 자체가 그들 스스로 '실패했다'라고 단정한 방증이 아닌가.
메타버스의 망령이 스테이블 코인에 묻으면서 흡사 과거 코인판 알트코인만 찍어냈던 스캠 양산 시절을 재현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스테이블 코인 사업자가 스캠처럼 취급받을 시기가 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