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외경제TV=정동진 기자 | 괴수물이라고 한다면 사람마다 떠오르는 존재가 하나쯤 있을 것이다. 경이로운 존재도 처음에는 그저 괴물처럼 느껴지는 게 사람의 본능인 탓에 이러한 공포감을 스크린과 TV로 서술하면서 어느새 몬스터유니버스라는 독특한 세계관이 만들어졌다.
몬스터유니버스의 정점에 선 고질라. 그리고 타이탄으로 설정된 괴생물체의 흔적을 찾고, 조사하는 비밀스러운 조직 모나크. 이번에 소개하는 모나크 레거시 오브 몬스터즈는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와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서 등장했던 모나크의 이야기를 다룬다.


엄밀히 따지면 몬스터유니버스에서 모나크는 랜다 가문의 저주 혹은 가문의 업적을 두고 할머니, 아들, 손녀, 손자의 시선을 따라간다. 오히려 모나크 창립 멤버라 볼 수 있는 '리 쇼'의 리즈(?) 시절과 노년이 되어서도 랜다 가문과 실타래처럼 엮이고, 마지막 화까지 사명을 다하는 노년의 '리 쇼'의 모습이 백미다.
모나크의 시작은 단순했다. 윌리엄 빌 랜다, 리 쇼, 미우라 박사에서 시작한 인연은 이복남매의 아버지이자 미우라의 아들 랜다 히로시, 그의 자식 케이트 랜다와 랜다 켄타로까지 이어지는 운명 같은 이야기가 시즌 1로 귀결된다.


모나크 레거시 오브 몬스터즈에 등장하는 타이탄은 웅장함은 기본이고, 파괴신보다 재앙과 고비 그리고 위기로 설정된다. 케이트 랜다가 지워낼 수 없는 스쿨버스의 트라우마는 고질라의 시선을 서로 마주할 때도 없어지지 않는다.
만약 모나크 초기 시절 미우라 박사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킬링타임용 괴수물로 그쳤을 테지만,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상황에 맞춰 교차로 편집하면서 떡밥 노출과 회수를 반복한다. 그래서 10편으로 구성된 애플TV 플러스 시즌 1의 메인 스트림은 모나크의 과거와 현재를 중심으로 다룬다.


오히려 과거의 인물을 중심으로 모나크 설립 취지와 동기가 이복 남매 케이트 랜다와 랜다 켄타로의 아버지 찾기가 일종의 모험처럼 떠난다. 과거와 현재를 이끌어 주는 인물은 리 쇼다. 유일하게 세계의 축에 갇혔다가 탈출한 인물이자 모나크의 본질을 바꾸려는 캐릭터로 설정, 자칫 오해라면 모나크를 붕괴시키려는 빌런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의 축에서 불과 두 달 남짓 머문 것으로 착각한 미우라 박사와 조우하는 장면은 묘한 울림이 있다. 흡사 시간과 수련의 방처럼 시간이 멈춘 곳에서 잠깐 있었을 뿐인데 들어가기 전과 후가 급격하게 바뀐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틋한 감정을 가진 미우라 박사에게 백발이 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 것도 공감이 간다. 마지막까지 미우라 박사를 향한 희생으로 시즌 1이 마무리됐지만, 시즌 2는 다시 미우라 박사 일행이 리 쇼를 구하러 가는 여정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몬스터유니버스에 등장하는 작품과 연결 고리를 위해 설명이 필요했던 이들에게 모나크 레거시 오브 몬스터즈는 충실한 설정집 내지 나침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