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외경제TV=정동진 기자 | 무능한 타카노(원제, 無能の鷹)는 남다른 포스를 뿜어내는 만레벨(?)의 능력자처럼 보이는 타카노와 정반대의 히와다가 IT 컨설팅 회사 탈론에 입사, 다른 팀원들과 각종 사건과 사고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오피스 코미디다.
흡사 TV 손자병법과 쿠팡플레이의 직장인들을 적절히 섞어놓은 것처럼 8화 분량의 에피소드는 시트콤의 연속이다. 1화부터 중요한 일을 앞두고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시달리는 히와다의 면접장에 여신처럼 빛나는 히와다가 등장하면서 이 둘의 운명적인 만남을 예고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히와다는 오피스 드라마를 좋아하고, 업무 시간에 고양이 유튜브 채널에 집중하는 등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일에 몰두한다. 정말 모른 척이 아니라 모든 능력치가 0으로 설정된 것처럼 '업무 능력 제로'를 시전한다.
이를 지켜보는 직장 동료들의 의심과 언제 잘릴 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블 클릭과 폴더 열기, 엑셀 등 기본적인 사무 업무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사수는 힘들어한다.

그럼에도 멘토이자 타카노의 사수 하토야마는 어이없는 상황과 타카노의 남다른 지식에 감탄(?)하며, 기침과 주먹으로 욕지기가 올라오는 것을 꾹꾹 참아가면서 타카노를 교육한다.
일반적으로 입사해 수습 3개월에 걸쳐 기본적인 업무 교육과 평가가 진행되는 과정과 비교하면 타카노는 모든 면에서 최하 등급으로 이미 '아웃'으로 확정됐지만, 상황은 미묘하게 바뀐다.
무표정이 말해주는 도도함은 자부심의 상징으로 툭툭 내뱉는 짧은 대화는 속을 알아볼 수 있는 고수의 품격으로 과대 포장된다. 특히 고양이 유튜브 채널에 집중한 나머지 고객사와 미팅할 때 진가가 발휘되는 등 타카노의 능력치는 사무실의 책상보다 현장에서 빛을 발한다.

처음에는 운이라 생각할 정도로 묘한 우연이었지만, 이러한 우연이 반복되면서 타카노는 같은 팀원들에게 각종 영향을 끼친다. 친구와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던 우카이 앞에서 한때 절친이었던 모즈오가 타카노 옆에서 환하게 웃는 것을 보며 질투할 정도로 마성의 매력을 뽐낸다.
만화의 기발한 설정은 드라마로 바꾸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과도한 몸짓과 대사로 표현, 상황극의 연속으로 이어지나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이 터지진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에서 저런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어이없는 웃음이 터지는 수준에 불과할 뿐 대놓고 코믹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만약 각 회차가 20분 분량의 시트콤이었다면 무능한 타카노의 재미는 현재보다 나아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보통 1회 분량이 약 50분인 것을 고려하면 웃음이 나오는 포인트가 특정 시점에 몰려있고, 1~2화면 타카노의 엉뚱한 설정을 파악해 3회부터는 웃음 포인트가 읽힌다.
그럼에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일본 오피스 드라마로 타카노를 연기한 배우 나나오의 매력에 풍덩 빠질 수 있고, 무능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유능한 타카노의 숨겨진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로 접근한다면 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