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레지던트 이블 공식 X
자료=레지던트 이블 공식 X

| 내외경제TV=정동진 기자 | 영화 레지던트 이블 라쿤 시티(Resident Evil: Welcome to Raccoon City)는 바이오 하자드나 레지던트 이블을 알고 있다면 호기심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캡콤 공무원 밀라 요보비치가 콘솔 게임 기반 영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로 획을 그은 것과 달리 이번 작품은 영화와 게임의 균형을 찾는 데 보는 사람에게 재미보다 혼선을 초래한다.

그도 그럴 것이 쇼츠나 릴스, 스틸 샷만 보면 원작 재현에 대한 열망이 두터웠을 것으로 착각하지만, 정작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아는 사람만 보인다'라는 것 외에는 이야기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엄브렐라가 계획한 라쿤 시티라는 설정 외에는 약 두 시간도 되지 않는 분량으로 압축, 이야기의 개연성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물론 게임과 영화의 메시지 전달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도 팬 메이드나 팬 무비와 비교해 웃음기 하나 없는 '공포 시트콤'이라 착각할 정도로 조악하다. 러닝 타임 107분에 모든 것을 담으려는 시도가 패착이 됐고, 그 결과 원작과 영화의 거리를 좁히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앞서 언급한 상징적인 영화 '레지던트 이블'처럼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된 이야기가 있었다면 새로운 캐릭터와 장소가 색다름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레지던트 이블 라쿤 시티는 캐릭터의 외모나 외형 등에서 원작 재현도가 떨어진다. 

만약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게 아니었다면 이들이 마주한 상황에서 내뱉는 대사가 '레지던트 이블'과 궤를 같이했으면 어떠했을까라는 아쉬움도 크다. 그래서 원작의 존재를 알고 보느냐 혹은 모르고 보느냐에 따라 평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전자는 곳곳에 숨어있는 깨알 같은 설정을 알아보는 보물 찾기 후자는 TV나 OTT에서 보여줄 때 잠시 멈출 수 있는 '킬링 포인트' 덕분에 팝콘 무비처럼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레지던트 이블 라쿤 시티의 설정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살아남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에 탈출하라는 퀘스트처럼 결국 하나 둘씩 좀비와 혈투를 벌이다 최후를 맞이하고, 누군가는 살아남아서 다시 이어가는 반복되는 설정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게 여기서 나와?'라는 반가움이 흡사 동창회에 오랜만에 나온 친구 같은 기분 좋은 설렘을 선사, 일부 장면과 설정을 제외한다면 가볍게 보는 데 지장은 없다.

왜냐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바이오하자드: 더 시리즈'와 비교하면 쿠팡 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레지던트 이블 라쿤 시티'가 모든 면에서 앞선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어설픈 IF 스토리보다 때로는 오리지널 재현에 노력했다는 기특함이 기준점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봐야 한다면 바이오하자드보다 '레지던트 이블 라쿤 시티'에 한 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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