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경제TV] 정동진 기자=라이트코인(LTC)이 프라이버시 코인, 일명 다크코인으로 낙인이 찍히며 업비트를 필두로 흔적 지우기에 한창이다. 이미 BIG 4를 중심으로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 수리가 완료된 바스프까지 라이트코인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라이트코인은 빗썸과 업비트에 개국공신급 프로젝트다. 각각 2017년 5월과 11월에 빗썸과 업비트에 입성, 업비트의 경우에는 같은 날 리플(XRP)과 동시 상장한 프로젝트다.
3년 전 N번방 이슈로 촉발된 프라이버시 코인의 위험성을 알아차린 거래소의 업계의 케이스 스터디가 있었고, 이후 현행법에 프라이버시 취급 금지 조항이 생기면서 우량 프로젝트를 지울 명분이 생겼던 셈이다.

앞서 업비트는 라이트코인 이전에 모네로(XMR), 대시(DASH), 제트캐시(ZEC) 등 다크코인 삼형제의 흔적을 지울 정도로 대대적으로 프라이버시 코인을 정리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특금법과 일본의 자금결제법이 라이트코인을 대하는 시선이 다른 탓에 국내는 사라졌지만, 일본은 초기 화이트 리스트 코인과 그린 리스트 코인의 이점을 살려 굳건한 프로젝트로 인정받을 정도로 한일 양국의 시각차가 공존한다.
28일 일본 금융청, JVCEA에 따르면 밈블윔블 기능이 추가된 라이트코인을 상장 폐지한 1종 암호자산 거래소는 없다. 일본 암호자산 시장에서 라이트코인의 입지는 1종 거래소 22곳이 취급하는 TOP 5급 프로젝트로 분류된다.
현재 ▲비트코인(BTC) 30곳 ▲이더리움(ETH) 30곳 ▲비트코인 캐시(BCH) 24곳 ▲라이트코인(LTC) 22곳 ▲리플(XRP) 20곳 ▲폴카닷(DOT) 11곳 ▲베이직 어텐션 토큰(BAT) 10곳 ▲스텔라루멘(XLM) 10곳 ▲심볼(XYM) 8곳 ▲넴(NEM) 7곳 등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에 이어 취급하는 거래소의 비중이 리플보다 많다.

JVCEA의 심사를 거쳐 영업할 수 있는 1종 암호자산 거래소가 36곳인 것을 고려하면, 과반수가 라이트코인을 취급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밈블윔블의 기능을 알고도 일본 금융청과 JVCEA는 프라이버시 기능과 관련해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배경에는 금융청과 코인체크의 악연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선 코인체크는 현재 일본에서 시행 중인 자금결제법의 토대를 제공한 2018년 1월 넴(NEM) 해킹 사태로 금융청의 경고와 행정처분, 업무 개선명령 등 각종 행정조치를 받은 사업자다.
코인체크는 당시 자금 결제법을 개정하기 전 1종 거래소로 진입하기 위해 2번의 업무 개선 명령과 소위 수수료 매출에 기여했던 프라이버시 코인 4종, 기존 3형제와 함께 어거(REP)까지 상장 폐지하고 현재 모넥스그룹의 경영체제로 쇄신할 정도로 제도권 진입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이듬해 2019년 1월 11일 코인체크는 1종 암호자산 거래소로 진입한 이후 금융청이 프라이버시 코인을 학습한 선례로 남게 된다.

내외경제TV가 입수한 일본 금융청의 프라이버시 코인 관련 문건에 따르면 금융청이 언급한 코인체크의 사례를 통해 알게 된 모네로, 대시, 제트캐시였으며, 특히 이번에 라이트코인 생태계로 귀속된 밈블윔블의 프로토타입 'mimblewimble.txt156'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즉 일본 금융청은 국내 금융위보다 밈블윔블과 관련된 Grin159와 Beam160까지 언급된 보고서를 2019년 3월 20일에 공개할 정도로 사전에 프라이버시 코인의 위험성을 인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또 하나의 특이 사례가 등장하는데 카카오-두나무, 카카오-카카오 픽코마-사쿠라익스체인지비트코인(SEBC)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는 2022년 1월 13일에 개최된 이사회 결의에 따라 4월 1일 SEBC의 지분 77.6%를 추가 취득했다.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또 카카오 픽코마가 인수한 SEBC는 일본 내 제1종 암호화폐 거래가 가능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전자는 카카오가 지분 10.9%를 보유한 업비트는 라이트코인을 상장 폐지했지만, 후자는 카카오가 일본 법인 카카오 픽코마(91.7%)를 통해 인수한 SEBC는 라이트코인을 취급하는 22곳 사업자 중 한 곳이다. 즉 일반 투자로 접근한 업비트는 상장 폐지, 카카오 픽코마의 자회사에 가까운 SEBC는 프라이버시코인을 취급하고 셈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픽코마 측은 암호화폐 거래가 가능한 라이선스를 보유한 SEBC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암호화폐거래소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록 국내 기업이 정상적으로 사업자를 인수해 해외에서 다크코인을 취급한다면 역외 규제와 속지주의로 접근했을 때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라이트코인의 사례처럼 특금법과 특금법 시행령, 감독규정 등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정회원이 시행 중인 암호화폐 규제안을 학습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