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넷플릭스
자료=넷플릭스

| 내외경제TV=정동진 기자 |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은 사마귀의 첫 장면에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앵글이 한눈에 들어온다. 불한당의 한재호(배우 설경구)와 조현수(배우 임시완)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 펼쳐졌다.

넷플릭스도 이를 아는지 한재호의 "자기야, 내 왔데이!'에 대사를 이한울(사마귀)이 "왜 이렇게 늦게 왔어? 한참 기다렸잖아"라고 받아친다. 첫 장면부터 영화 불한당의 에피소드처럼 기시감이 들지만, 그것은 기우일 뿐 배우 임시완의 모습에서 조현수 대신 이한울만 보였다.

영화 사마귀는 이전에 공개된 길복순에서 단 한 줄의 대사에서 시작된 캐릭터다. 또 넷플릭스의 딸(?) 박규영(스위트홈, 셀러브리티, 오징어게임 시즌 2~3)이 신재이로 변신, 사마귀의 순정이자 순애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능력자로 등장한다.

길복순과 사마귀를 비교한다면 MK엔터테인먼트의 에이스지만, 실무자의 능력을 출중하나 경영이나 살림은 조금은 모자란 캐릭터다. 암살자의 능력은 신재이와 차원이 다른 벽이 존재하지만, 정작 MK엔터테인먼트의 에이스에서 스타트업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마귀 컴퍼니의 대표로 힘에 부친다.

이야기는 길복순에서 이어진 MK엔터테인먼트의 붕괴에서 시작한다. MK가 정한 룰에 따라 암묵적인 약속은 지켜지지만, 여전히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탓에 규칙을 어기는 무법자가 발생해 '회사에서 맡긴 일은 무조건 실행한다'라는 사마귀는 FA 혹은 신재이를 영입하려 한다.

문제는 이미 윗선에서 이한울과 신재이의 능력을 알아본 이들의 그림에서 이 둘은 단순한 연습생 동기가 아니었다. 연습벌레 신재이가 연애한다는 거짓말로 이한울과 격차를 좁히려 하지만, 이미 재능과 노력의 초격차는 단순한 연습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사마귀를 관통하는 킬러의 잔혹함과 범접할 수 없는 어둠의 세계관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설정 등이 길복순에 비해 약한 면은 있다. 특히 이한울과 신재이의 애정 전선이 킬러 세계에서 피어하는 '전쟁 같은 사랑'으로 표현되면서 개연성이 약해졌다.

흡사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사랑싸움과 에이스 사마귀의 존재감을 희석한 탓에 이한울은 강등, 심술 난 신재이는 스폰서의 존재로 도마뱀이라는 코드네임을 부여받았어도 딱 거기까지다. 오히려 스승 독고(배우 조우진)와 몸으로 대화하는 장면에서 사마귀의 색이 짙어지는 형국이다.

오히려 사마귀와 이한울의 이중성이 에이스로 설정된 사마귀의 강인함을 무력화, 영화 불한당의 언더커버로 분했던 조현수보다 캐릭터의 개성이 약해진 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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