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넷플릭스, 투둠(Tudum)
자료=넷플릭스, 투둠(Tudum)

| 내외경제TV=정동진 기자 | 6 언더그라운드에 이어 명절 연휴 특집(?) 영화 그레이 맨(원제 : The Gray Man)은 두 시간을 꽉 채우는 전형적인 오락 영화다. 

CIA의 특별한 요원 '그레이 맨'으로 등장하는 시에라(배우 라이언 고슬링)와 수염이 어색한 로이드 핸슨(배우 크리스 에반스)의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싸우고 뛰는 장면'이 반복돼 엔딩까지 쉴 틈을 주지 않고, 액션이 이어지는 작품이다.

이미 어벤져스 엔드게임 감독 루소 형제와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가 등장한다는 사실 만으로 미국 대장의 본 시리즈를 떠올렸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비범한 능력과 특이한 사고방식으로 접근하는 악역이 어울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식스로 분한 라이언 고슬링의 정신없는 액션은 초반부터 거침이 없다. 마이클 베이와 다른 결을 가진 루소 형제의 액션 철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야기의 흐름도 일직선처럼 자잘한 곁가지를 쳐내고, 오로지 하나만 집중해 팝콘 무비로서 손색이 없어 머리를 식히는 데 제격이다.

이는 스릴러나 공포와 달리 영화에 집중하면서 심각해질 필요도 없고, 퍼즐 조각 맞추기와 같은 복잡한 떡밥을 떠올릴 필요도 없다. 시작과 동시에 감독이 설계한 액션의 완급 조절에 맞춰가면서 따라가면 그만이다. 굳이 첨언하자면 식스와 핸슨의 최종 결전 빌드업이 그레이 맨의 하이라이트다.

앞서 언급한 일직선의 의미는 이미 다른 액션 영화에서 봤던 장면이 곳곳에 펼쳐지기 때문에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나타날 때 바로 '쿵쾅'대는 액션이 시작되므로 설정의 복잡함은 없다는 뜻이다. 

항상 액션 영화의 단골 소재인 비밀스러운 CIA의 존재를 보여주기 위한 영화로 속칭 '반은 먹고 들어간다'라는 설정에 충실, 장르가 주는 진입 장벽은 낮은 편이다.

오히려 판타지와 SF가 공존했던 마블 스튜디오 작품 중에서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와 윈터 솔져 등이 그레이 맨의 느낌과 비슷하다. 마법이나 각종 장비를 앞세운 판타지나 SF가 아닌 오로지 격투와 체술 등이 아시아나 유럽 등에서 펼쳐지는 덕분에 보는 즐거움도 더해진다.

특히 감독이나 배우가 전달하는 특정한 메시지 전달이 없는 덕분에 공개된 지 3년이 지났어도 액션의 촌스러움 대신 세련미가 화면을 지배, 두 시간이 아깝지 않은 오락 영화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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