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외경제TV=정동진 기자 | 비트코인으로 재미를 봤던 야당의 이강수가 84제곱미터의 노우성으로 알트코인의 쓴맛을 봤다. 개봉일 기준으로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보다 먼저 극장의 관객을 만났던 영화 야당이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설계자 이강수(배우 강하늘), 신분 상승을 노리는 구관희 검사(배우 유해진), 옥황상제 마수대 2팀장 오상재(배우 박해준), 마약 스캔들로 배우의 생명을 다한 엄수진(배우 채원빈)이 유통업에 종사하는 장어집 사장 김학남(배우 김금순), 경쟁 유통업자 염 사장(배우 유성주), 슈퍼맨 조훈(배우 류경수)과 맞물려 선과 악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이들의 암투가 주류를 이루는 범죄 영화다.


그래서 등장하는 배역 중에서 악당의 기질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상대적으로 선(善)으로 투영된 옥황상제 오상재 팀장을 제외하면 절대적인 선악은 없다. 오히려 오 팀장조차 엄수진을 앞세워 범죄 현장을 급습, 일망타진을 노렸던 탓에 일말의 죄책감을 보여주는 게 전부다.
시작부터 동업자(?) 정신이 약한 이강수의 생기발랄한 탄산음료 두 병으로 이야기를 시작, 오 팀장과 수갑을 반띵하는 강수의 마지막 액션(?)까지 쉼 없이 달린다.


마약 투약 혐의로 당한 이강수와 구관희의 만남부터 단순한 형과 동생 사이가 아닌 비즈니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관계로 설정, 의기투합해 각자의 목적을 달성했던 이들에게 복선이 깔린다.
강수가 서 검사에게 건네준 금색 라이터가 결국 이들의 악연을 불태우는 장치로 활용, 극 후반부에 갈등의 최고점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는 '원툴'로 등장한다. 그래서 이를 두고 강수의 순애보는 서 검사가 추구하는 순수한 악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다.


어찌 보면 형이라 생각했던 존재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로 그 이전에 철저히 이용만 당했던 터라 중간에 잠시 개연성이 사라질 뻔했지만, 대통령 후보자의 아들 조훈의 등장으로 이들의 관계 설정이 바뀌게 된다. 디딤돌과 뒷배로 맺어진 관계인 탓에 먹이사슬의 정점에서 서 검사의 고민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 흔한 라인없는 변방에서 오로지 대서특필되는 굵직한 사건들로 포장해서 올라왔지만, 언젠가 틀어질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터라 이강수와 염 사장의 존재는 불쏘시개로 수명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버려지고, 이용만 당하고, 누명을 쓴 이들이 하나의 앵글에서 서 검사와 조훈을 잡겠다는 목표가 설정, 최후의 한방을 준비해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면서 마지막에 웃는 이들이 씁쓸한 승자로 남으면서 막을 내린다. 따지고 보면 살아남은 이강수보다 원래 업을 이어가는 오 팀장이 진정한 승자다.
배우들의 열연과 적당한 러닝 타임 내내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이벤트와 마지막 생중계로 마무리, 아직 극장에서 보지 못했다면 OTT로 감상하기에 제격인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