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외경제TV=정동진 기자 | 불멸(不滅)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축복보다는 저주에 가까운 설정이다.
이별을 목도하는 순간까지 혼자서 지켜볼 수밖에 없어 적절한 신파이자 역사적인 순간까지 기억하는 설정, 하지만 일부 작품에서 불멸자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분에 넘치는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딱 이러한 고민은 올드 가드 2편이 공개되기 전까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올드 가드의 고민과 궤를 같이했다. 하지만 2편은 3편을 보여주기 위한 예고편에 불과,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결국 최초 불멸자에 싸우려는 애증 커플의 다짐으로 끝나버렸다.
오히려 올드 가드의 재미는 1편으로 끝내는 게 좋았을 정도로 2편은 주제가 산으로 가다 못해 저 멀리 우주로 갔다. 비록 액션과 CG보다 해외 로케이션에 치중한 것처럼 보이는 작중 장소와 특히 대한민국 서울로 설정된 곳은 노림수가 지나쳤다.

올드 가드 2는 주인공 앤디 안드로마케와 꾸인, 조와 니키가 여여와 남남 이상의 관계를 설명한다. 단순한 동성애보다 유일하게 불멸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는 동지이자 오랜 세월을 같이 보낸 친구로 묘사된 덕분에 거부감은 덜하다. 다만 2편은 전형적인 오락영화에 충실한 1편보다 개연성이 떨어진다.
최초의 불멸자와 최후의 불멸자 사이에 태어난 불멸자의 불멸을 없애는 방법을 알아낸 것도 인과 관계가 약하다. 그저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대련의 상처로 치료 효과가 사라진 효과를 확인하고, 이를 다시 앤디 안드로마케에 불멸을 전승해 '난 이제 끝났어'라는 주인공 버프 확인에 그친다.

오히려 이야기의 만듦새에 집중하려는 의도였다면 최초의 불멸자가 과거에 목격한 불멸자를 향한 인류의 악행에 대해 고민하는 게 더 나았을 수도 있다. 그 결과 불멸자의 선택에 따라 수명을 다할지 혹은 인류를 위해 희생하는 불멸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2편에서 모두 사라졌다.
그 결과 해외 곳곳을 누비며 영화 촬영 장소로 사용했다는 인증샷 외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강점이 사라졌다. 1편은 가볍게 감상할 수 있는 오락 영화의 교과서처럼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과 봐줄만한 액션과 서사 등이 어우러졌지만, 2편은 쥐어짜내기에 급급한 수준 미달로 전락했다.

다만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고려, 1편의 못다 한 이야기나 떡밥 회수를 기대했다면 2편을 감상할 때 다시 한번 떠올리기를 바란다. 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혹시나, 역시나'였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