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경제TV] 정동진 기자=게임(Game)이라 쓰고, '께임'으로 읽는 또 하나의 일상. 정말 게임에 관심이 없어도 누군가의 취미나 일, 연구 등으로 자리를 잡을 정도로 게임이 가져온 일상의 변화는 크다.
이번 주제는 게임업계의 소식통으로 현재 글로벌E의 간판 김동현 기자가 펴낸 '세상을 바꾼 게임들'이라는 소박한 책이다. 책의 크기도 수학의 정석 풀이집 정도의 핸드북으로 미처 몰랐던 게임의 역사를 알게 될 정도로 해박한 지식이 묻어난다.
누군가 '당신의 인생 게임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강렬하게 각인된 게임을 읊는다. 그 인생 게임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재차 묻는다면 '몰라, 그냥 나한테는 이게 최고였다'는 동문서답을 하기 일쑤다.
하지만 '세상을 바꾼 게임들'에는 학창 시절에 연습장이 닳도록 외웠던 이들의 조상(?)이 플레이 화면 대신 이름으로 언급된다. 이들의 족적을 따라가면 '게임 자체가 장르'였던 게임들을 책으로 읽는 묘미도 새롭다.

앞서 언급한 인생 게임에 기자는 ▲아바(AVA) ▲마비노기 영웅전 ▲SD건담 캡슐파이터를 꼽는다. 30대 치기 어린 시절에 FPS, 액션, 대전으로 귀결되는 장르였고, 이들의 원조를 찾는 과정에서 또 다른 파생작이 등장하는 식이다.
이는 곧 '세상을 바꾼 게임들'에서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성향과 맞닿으면서 게이머나 유저의 지식을 업데이트와 패치로 리뉴얼을 유도하는 것과 비슷하다. 주입식으로 알려주는 게 아니라 역사 속의 게임을 따라가면서 기자의 전문적인 지식을 녹여낸 일종의 교양수업이라 생각하면 된다.
솔직히 이 책을 접하지 않더라도 게임의 원조나 장르 분석 등은 관련 주제를 다룬 유튜브를 본 이후 알고리즘을 따라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핵심은 이러한 사실을 누가 말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영상 편집 기술이나 기교보다 현장에서 나온 '기본'이 녹아들었다.
넷마블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다함께 차차차 for Kakao'의 흑역사나 네시삼십삼분의 블레이드 for Kakao 등이 10년 전의 게임이라는 것도 감회가 새롭다.
저자가 '세상을 바꾼 게임들'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지금까지 게임을 지켜봤던 시선들의 리프레이밍(Reframing)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끝으로 저자에게 하고 싶은 솔직한 말은 '아는 거 많아서 좋겠다 XX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