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배석 엠게임 이사, 김용준 융복합사업본부 본부장
왼쪽부터 고배석 엠게임 이사, 김용준 융복합사업본부 본부장

[내외경제TV] 정동진 기자=게임업계에서 삼국지, 메카닉, 미소녀 등은 게임의 소재로 단골손님이지만, 속칭 판도라의 상자나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금기되는 소재이기도 하다.

그만큼 성공 사례가 드물어 '남들이 안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속설이 통할 정도로 적어도 국내 게임업계가 꺼릴 정도다.

왜냐하면 '메카닉은 XX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게임 기획과 개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RPG부터 대전, 슈팅 등의 장르에서도 이러한 고정관념은 여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엠게임은 오랜 침묵을 깨고 메카닉 소재로 그것도 슈팅까지 결합한 메카닉 TPS '배틀스티드 군마'를 꺼내 들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메카닉의 선입견을 인위적으로 부술 이유는 없다. 또 고정관념의 틀도 확연하게 방향을 틀지도 않는다. 어디까지나 장르에 어울리는 게임의 소재로 채택한 것일 뿐 궁극의 재미는 실력이 비슷한 집단끼리 싸우는 박빙의 승부다"라고 운을 뗀 고배석 엠게임 이사.

고 이사는 1996년 다크세이버의 기획팀장으로 시작해 소마신화전기, 아레스온라인, 홀릭, 홀릭2,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에 이어 이번 배틀스티드까지 엠게임의 역사와 함께 한 산증인이다.

그는 "얼리억세스 공개 이후 스팀에서 얻게 될 피드백에 따라 기체나 모드 추가 등이 결정된다. 플레이어끼리 싸우는 그리드와 점령전 모드만 추가되는 탓에 준비 중인 콘텐츠나 앞으로 추가될 콘텐츠 적용 시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FGT를 통해 각종 표본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형식적인 튜토리얼보다 실전에 투입되기 전 기체 이해도에 따른 숙련도 향상을 위한 PvE 모드 구현을 고심 중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력이 비슷한 집단이 전장에서 만나는 매칭 중심의 게임이라 결국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는 것이 중요해진다. 다만 기존 인간형 캐릭터가 등장하는 FPS에 비해 메카닉이라는 특수한 소재 탓에 맵과 무기, 전장의 구성 등이 달라지고, 이에 따른 테스트도 얼리억세스 버전과 별도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FPS는 유효 타격 판정이나 힘의 균형이 깨지면 대결보다 시쳇말로 양민학살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래서 배틀스티드도 장르의 특성을 고려해 레벨과 스킬의 개념을 오로지 전장에 한정했다. 즉 전장에서만 레벨업을 진행하며, 3-6-9레벨마다 이동속도나 무기의 공격력이 상승하는 일종의 인스턴트 레벨을 설정했다.

이에 대해 김용준 융복합사업본부 본부장은 "대규모 전장에서 박터지는 싸움이 중요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대규모 인원이 싸우는 모드보다 최대 12명이 싸우는 모드를 추가, 차근차근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내부 테스트를 거쳐 그리드 모드는 최대 30분, 점령전은 최대 20분으로 설정했다. 적어도 1시간에 두 번 정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리드 모드는 점령지를 점령해 게임머니를 획득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승리하며, 점령전은 점령지를 점령해 일정 시간을 유지해 승리하는 모드다. 흔히 말하는 킬, 데쓰 등의 K/D 수치보다 팀의 승리를 우선으로 개인플레이보다 팀플레이를 중요시했다.

김 본부장은 "FPS와 같은 장르는 게임의 볼륨을 풍성하게 채워 넣는 게 아니라 균형이 중요하다.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승자는 연승을 하고 싶고, 패자는 다음 경기에 이기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무조건 특정 맵에 유리한 특정 기체가 사용하거나 일방적인 수세에 몰려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를 최소화해야 승자나 패자나 다음 경기를 이어가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구현된 모드는 배틀스티드 군마의 로드맵에서 일부만 구현된 것으로 얼리억세스 모드에서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따라 재미의 강도가 달라지는 구조다. 예를 들면, 특정 유저가 속칭 게임을 던지는 트롤(강제 종료, 인게임 도중 포기) 행동으로 팀에 영향을 주면, 같은 편은 전의를 상실해 승기를 거머쥔 상대편도 게임이 재미없어진다"고 "일부 트롤 유저의 패턴은 철저한 페널티를 부여해 경기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에 구현된 비즈니스 모델도 기체와 스킨 판매로 한정, 페이 투윈 구조를 지양한다. 이러한 구조는 RPG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모델이 될 수 없지만, 장르의 특성을 살려 게임이 일정 궤도에 도달하면 수익모델 발굴로 장기 흥행의 보탬이 된다.

고 이사는 "FPS는 개발사의 비즈니스 모델 개입을 최소화, 기체를 비롯한 맵 밸런스 개입은 극대화할 수밖에 없는 장르다. 재미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과감히 떠나가고, 특히 밸런스 파괴는 곧 게임의 수명을 재촉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플레이어의 숙련도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체 8종을 준비했으며, 플레이 성향에 따라 이들을 전장의 상황에 따라 교체하는 식이다"라며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전술을 전개했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향후 랭크 매칭과 일정 기간마다 초기화되는 시즌제를 도입, 초보자부터 중수를 거쳐 고수들이 공존하는 게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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