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사태로 친(親) 암호화폐 기업으로 인정받은 SBI 홀딩스가 유럽 STO(증권형 토큰, security token offering)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지 파트너는 스위스 시그넘 뱅크(Sygnum Bank)로 SBI 그룹의 계열사 'SBI 디지털 에셋 홀딩스 주식회사'가 진두지휘한다.

이로써 SBI 홀딩스는 블록체인 금융 생태계 구축 프로젝트 '핀테크 2.0'을 위해 ▲SBI VC TRADE 암호자산 거래소 영업 ▲SBI FINANCIAL SERVICES, B2C2 투자 ▲SBI FX TRADE, FX와 암호자산 마진 거래 ▲SBI Alternative Investments, 일본 최초 암호자산 펀드 운용 ▲SBI SECURITIES-SBI MONEY PLAZA, 암호자산 펀드 판매 등에 이어 SBI 디지털 에셋 홀딩스까지 가세, 암호자산과 디지털 자산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8일 SBI 홀딩스에 따르면 시그넘 뱅크의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시그넘 뱅크는 SBI 홀딩스와 제휴 단계에서 파트너십 관계로 재편됐다. 양사는 투자금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시그넘 뱅크 측은 8자리 규모로 투자를 받았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시그넘 뱅크가 밝힌 8자리 규모의 투자금은 적어도 천만 달러(한화 약 110억)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시그넘 뱅크는 2019년 세바 크립토(SEBA crypto)와 함께 스위스에서 정식으로 라이센스를 발급받은 크립토 은행이다. 이들에게 허가를 내준 곳은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으로 일본의 금융청, 싱가포르의 통화청, 대한민국의 금융위처럼 암호화폐 규제안에 따라 관리와 감독하는 기구다.

즉 정부가 인가한 합법적인 사업자로 STO 시장 공략에 어울리는 최적의 파트너를 만났다는 평이다. 그 이유는 SBI 홀딩스가 일본 STO협회(Japan Security Token Association)의 창립 멤버로 STO 생태계를 이끌고 있으며, 이미 SBI 증권이 STO 협회원이다.

현재 STO 협회는 정회원 10곳, 찬조회원 31곳으로 거래소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팀 블록체인 기업과 솔루션 업체, 핀테크, 부동산 업체 등이 가입해 STO의 실증실험을 진행 중이다.

거래소만 가입한 일본 암호자산 거래소협회(JVCEA)와 달리 글로벌 진출을 타진, 2019년에는 룩셈부르크의 블록체인 기반 유가증권 발행 솔루션 토크니(Tokeny)와 협력해 유럽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한 이후 협회 차원에서 나서고 있다.

이러한 진출 의지를 바탕으로 SBI 홀딩스는 시그넘 뱅크 출자 전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디지털 자산 펀드를 조성해 인연을 맺었다. 시그넘 뱅크의 싱가포르 법인(Sygnum Pte)과 SBI 벤처스 싱가포르(SBI Ventures Singapore Pte)가 협력해 유럽 디지털 자산 시장을 위한 펀드 상품 개발부터 솔루션 제공까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로써 시그넘 뱅크는 SBI 벤처스 싱가포르와 SBI 디지털 에셋 홀딩스라는 지원군을 확보했고, SBI 그룹은 정식으로 라이센스를 받은 크립토 은행 한 곳과 시작으로 유럽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해 그룹 차원의 '핀테크 2.0' 프로젝트도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SBI 홀딩스 관계자는 "SBI 그룹과 시그넘 뱅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STO와 디지털 자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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