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사 주최, ‘2022 낙동강 맑은물 포럼’ 성황

초청 패널 자유토론, '부산시·정치권·경남지역이기주의' 날 선 지적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 “부산시민 70%의 뿌리가 경남인데도 경남 사는 어른들이 아들·손자들에게 (남강댐 등)물 못 주겠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속 정치인들도 지역이기주의에 편승”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 '먹는 물 지정'과 관련 부산시 ‘절박하지 않고', 부산지역 국회의원 중 ‘맑은 물 식수원 확보' 관련,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 한 명도 없어” 맹비난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응용과학대학장 “낙동강변 활용한 ‘한국형 고효율 습지 개발’ 통한 자연 정화방식 도입해야, 물금·매리취수장 주변에 ‘친환경 수처리’ 시설 구축” 제안

백경훈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상수원 관리’, ‘하천 물환경 관리’ 분리하는 ‘낙동강 물환경정책 이원화’해야” 필요성 제기

28일 오후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에서 부산일보사가 주최한 ‘2022 낙동강 맑은물 포럼’이 진행 중이다. 제3세션에서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정부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나서서 40년 된 ‘낙동강 식수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목청을 높여 열변을 토하자 조용하던 행사장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왼쪽부터 백경훈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양재생 회장,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신성봉 부산시 맑은물정책과장)
28일 오후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에서 부산일보사가 주최한 ‘2022 낙동강 맑은물 포럼’이 진행 중이다. 제3세션에서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정부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나서서 40년 된 ‘낙동강 식수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목청을 높여 열변을 토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경훈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양재생 회장,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신성봉 부산시 맑은물정책과장)

[부산=내외경제TV]글·사진 전상후 기자= “낙동강 유역권의 물 문제는 부산시장이나 진주시장, 합천군수 선에서 될 일이 아니며, 중앙정부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심각한 상황을 파악해) 중대한 결심을 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박수)

28일 오후 3시 30분쯤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 부산일보사가 주최한 ‘2022 낙동강 맑은물 포럼’ 중 초청된 패털들이 발언하는 제3세션이 막 시작됐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대통령이 나서서 낙동강 식수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열변을 토하자 조용하던 행사장에 일순간 박수가 터져나왔다.

여느 조용하게 진행되는 포럼 행사장과는 달리 분위기가 일순 달궈지기 시작한 것이다.

매년 하절기만 되면 3~4급수를 오르내려 ‘전국 최악의 상수원수’로 악명 높은 낙동강 식수원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기업인으로는 드물게 의견을 표명해온 양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물은 생명이다. 부산의 여러 의료인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나쁜 수돗물 수질 때문에 부산지역에 암환자와 악성 질환자가 가장 많고, 국내 5대 도시 중에서 수명이 가장 짧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운을 뗐다.

양 회장은 “부산시민이 음용수와 관련, 이런 엄청난 고통과 박해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민이 단결하지 못하는 것은 가슴 아프다”며 “지금 N세대(2000년대 디지털시대에 들어서면서 나타난 신세대)가 이기적이라고 지적하지만, 부산·경남지역의 물 문제에 대해 우리 기성세대가 너무나 이기적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물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데 대해 저 자신도 반성하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고백했다.

양 회장은 이어 “이미 40년 전부터 심각했던 부산권의 ‘물 문제’는 부산의 어느 한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이웃과 후손 만대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문제”라며 “대전만 하더라도 대청댐 물을 대전시민과 충남도민이 함께 이용하고, 주암댐도 광주시민과 전라도민이 다 나눠먹고 있지 않느냐”라고 언급했다.

양 회장은 특히 “부산시민 중 70%가 뿌리가 경남인데도 경남에 사는 어른들이 자기 아들과 손자들에게 물을 안 준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속에 상당수 정치인들도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하고 있다”라고 비난한 뒤 “함양군 문정댐을 건설하면 50% 이상 해결되고, 산청군에 덕산댐을 건설한다면 100% 부산시민의 식수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응용과학대학장이 ‘청정 상수원 확보방안-친환경 수처리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세션2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응용과학대학장이 ‘청정 상수원 확보방안-친환경 수처리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세션2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양 회장에 이어 패널로 나선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와 부산시가 이원화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정책’과 ‘기술적인 부분’(수질)을 다루는 두 팀이 서로 연동이 안 되고 맞지를 않는다”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맑은 물 식수원에 소극적으로만 대응해온 부산시에 대해 “먹는 물 지정과 관련해서도 부산시가 ‘절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오염원 정책과 관련, 대구 달성군이나 김해시 대동산단 등 매리, 물금취수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사가 진행돼도 ‘권고사항’으로만 대응했으며 절박함이 떨어지고 진정성이 없다. 상수원을 보호할 의사가 없구나하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강 대표는 지역 정치권에 대해서도 “부산지역의 국회의원이 ‘맑은 물 식수원 확보와 관련, 목숨 걸고 싸우는 정치인이 한 명도 없다”며 “지역 국회의원은 시민이 뽑았는데, 오염된 상수원수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 즉 유권자들의 의사를 전혀 대변을 안 하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패널들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마지막 토론자로 나온 신성봉 부산시 맑은물정책과장은 “현재 맑은 물 식수원 확보와 관련한 가장 핵심적인 문제점은 경남 창녕, 합천, 산청 등 영향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일이다”며 “해당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농업용 지하수 고갈문제 등의 문제점들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 과장은 이어 “공장설립 제한도 지난해 복류수 이용에는 제한이 없도록 관련법이 개정이 됐으며, 물을 가져오는 대안으로 경남 영향지역인 창녕 합천지역 주민들에게 매년 7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고, 우리 시는 매년 50억원을 지원할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이에 더해 농업부문 농산물 직거래장터 개설, 해당지역 농산물을 대량 구매해 부산시내 급식소에 활용하는 방안, 영향지역 주민 자녀들이 부산 소재 대학에 진학할 시 장학금 지급, 도농 상생하는 모범사례 정착을 연구 중이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세션1 주제 발표를 맡은 백경훈 부산연구원 도시·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이 ‘낙동강과 부산 상수원, 올바른 해법은’이란 제목으로 40분간에 걸친 발표를 하고 있다.
세션1 주제 발표를 맡은 백경훈 부산연구원 도시·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이 ‘낙동강과 부산 상수원, 올바른 해법은’이란 제목으로 40분간에 걸친 발표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세션1 주제 발표를 맡은 백경훈 부산연구원 도시·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낙동강과 부산 상수원, 올바른 해법은’이란 제목으로 40분간에 걸친 발표를 통해 ‘상수원 관리’와 ‘하천 물환경 관리’를 이원화하는 ‘낙동강 물환경정책 이원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청정 상수원 확보방안-친환경 수처리를 중심으로’라는 세션2의 주제 발표는 토론회 좌장을 맡은 부산가톨릭대 김좌관(환경공학과) 응용과학대학장이 맡았다.

김 학장은 “네덜란드의 경우 직접 취수해서 해안 모래습지(모래톱)을 이용해 자연정화를 해서 암스테르담 일대 주민 100만명에게 공급한다”며 “부산도 낙동강변을 활용한 ‘한국형 고효율 습지 개발’ 등 자연 정화방식을 도입해 물금취수장, 매리취수장, 회동수원지 취수장 주변에 시범적인 ‘친환경 수처리’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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