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박물관 건립 추진 릴레이 기고
신용철, 전 경희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수도권=내외경제TV] 양상현 기자 = 전 경희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인 신용철 교수가 포천시립박물관 건립을 환영하면서, 박물관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고문을 내외경제TV에 보내왔다.

신용철 교수의 기고문은 포천시 박물관 건립을 적극 환영하고, 박물관의 유용성과 중요성을 강조한 글이다.

신 교수는 박물관을 "한 사회나 국가의 참모습을 보기 위해 찾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박물관은 역사를 눈으로 보면서 배우기 때문에 훨씬 더 직접적인 교육의 장"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포천시 박물관 건립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포천시는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지역이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박물관이 없다. 따라서 포천시 박물관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 교수는 포천시 박물관이 유용하면서도 독창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하면서도 가치 있는 소장품을 소장하고 전시해야 하며, 지역만의 고유한 특수성을 갖는 전시장의 성격도 갖추어야 한다.

특히, 포천시는 6.25 전쟁의 주요 전장이었던 만큼, 전쟁 관련 유물과 전시물을 통해 분단의 역사와 6.25 전쟁의 역사를 알리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포천시 박물관 건립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포천시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신용철, 전 경희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사진=포천시]
신용철, 전 경희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사진=포천시]

다음은 신용철 교수의 포천시 박물관 건립을 위한 기고문 전문이다.

1992년 동·서독이 통일되면서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박물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말하는 박물관은 특정한 지역의 건물이 아니라 우리 삶의 터전 모두를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지역을 ‘자연박물관’ 또는 ‘노천박물관’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특정한 건물 안에 최소한의 삶의 자취를 모아 놓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박물관이다. 선진국일수록 거대하고 다양한 박물관을 건립, 운영하는데 영국의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이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Louvre Museum), 대만 타이완의 국립고궁박물관(National Palace Museum)은 삶의 자취를 종합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뮌헨의 과학과 기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국립과학기술박물관(Deutsches Museum)이나, 일본이 중일전쟁 중 난징에서 저지른 대학살을 아주 직접적이고 적나라하게 전시한 난징대학살기념관(侵華日軍南京大屠殺遇難同胞紀念館) 등과 같이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전시한 박물관도 있다.

박물관은 글자 그대로 삶의 자취를 모아 놓는 장소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회나 국가의 참모습을 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학교 교육을 제외하고 어느 나라나 국민의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곳이 도서관과 박물관이다. 도서관이 책을 읽어서 사회와 역사를 이해하는 간접기관이라면, 박물관은 역사를 눈으로 보면서 배우기 때문에 훨씬 더 직접적인 교육의 장이다.

그래서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면 그 나라의 박물관을 찾는 것이 하나의 관례처럼 굳어졌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전통에도 불구하고, 박물관 시설이나 활용에 있어서는 후발주자다.

우리의 포천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 승격 20주년을 맞이해 포천시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수집, 연구, 조사, 전시하는 1종 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고 하니 이는 진심으로 환영할 일이다. 사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훌륭하고 충실한 박물관이 조속히 건립될 수 있기를 우리 모두 간절하게 기대한다.

포천시는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중심이며, 남으로는 광릉국립수목원이, 북으로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라는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역사적으로도 선사시대의 고인돌부터 삼국시대의 산성 등 다양한 유적을 도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사상과 문화유적으로 기호학파의 맥을 이루는 유교의 중요한 지역으로, 포천의 향교를 비롯한 옥병서원, 화산서원, 용연서원 등은 물론 충신이나 효자들을 존숭 표창하던 사당이나 정문이 많은 선비의 고향이기도 하다.

특히, 19세기 항일 의병운동의 선봉이었던 화서학파의 김평묵, 최면암 활동지이며, 양사언과 이해조 등 문인들이 활동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포천은 한국 근대 사상의 발생지이자 경기도 북동부의 양평, 가평에서 일어난 화서학파의 발전지로, 남양주 정다산 실학의 능내리 및 불교 개혁과 역경(譯經)의 산실인 광릉의 봉선사 등과 삼각의 사상적 발생지인 것이다.

남양주와 경기도 강주의 한강 유역에 일어난 천주교의 개조 광암 이벽(李蘗)도 포천시 화현면 사람이 아닌가?

우리의 고향 포천은 6.25전쟁 중 한반도의 양측 군인뿐만 아니라 참전국의 많은 군인들이 지나간 역사의 현장이며, 전후부터 지금까지 전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군대 생활로 젊음과 조국애를 불태우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 포천시에는 두 곳의 수복 기념탑, 외국군 참전 기념탑, 전승 기념물 등 전쟁의 상처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전후부터 현재까지 포천시는 대한민국 수호의 전방기지로서 상당한 군사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의 포천시립박물관을 어떻게 유용하면서도 독창성 있게 만들 것인가? 관계 당국은 물론 많은 시민의 빛나는 지혜를 널리 구해야 할 것이다. 다양하면서도 가치있는 소장품을 소장, 전시하여 포천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시민들에게 잘 보여주는 문화 교육기관으로 손색이 없어야 한다.

또한, 유물들의 종합적인 전시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특수성을 갖는 전시장의 성격도 갖추길 바란다.

포천 지역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군부대가 있으며 6.25 전쟁 관련 역사의 현장이었던 만큼,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유물 등을 수집, 전시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현재 시도되고 있는 38선을 따라 걷는 산책길과 연계해 분단의 역사와 6.25 남침의 역사를 함께 볼 수 있다면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상징적 전시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포천시가 추진하는 박물관 건립을 위해 포천 전역의 문중 자료나 작은 단위의 기관에 소장된 다양한 삶의 자취들을 이 기회를 통해 함께 정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는 포천시 역사 교육의 좋은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천시립박물관 건립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훌륭한 계획이 차질 없이 잘 진행되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역사와 문화의 포천이란 자긍심을 확립하며 후세에 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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