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분지계 이후 등장한 호적수로 리턴과 리벤지 매치는 없어

그래픽=내외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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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경제TV] 정동진 기자=2년 전 플레이댑·위믹스·보라 등을 게임업계의 천하삼분지계 프로젝트로 소개했던 적이 있었다. 이후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의 불황이 겹치면서 이들은 시련을 겪으면서 각자도생을 위한 알트코인의 성장통을 앓고 있다. 

이미 게임업계의 알트코인이 리버스 ICO 형태로 투자자, 모회사의 지원 등 인지도 싸움에서 각자의 특성을 살린 기술주로 변모하기 위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그중에서 하바(HVH)와 네오핀(NPT)은 인터체인과 멀티체인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프로젝트팀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체인, 멀티체인, 크로스 체인 등의 개념이 희미했지만, 폴카닷(DOT)이나 유니스왑이 널리 알려지면서 인터와 멀티의 개념은 명확해졌다. 인터체인은 전혀 다른 네트워크를 가진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출입구, 멀티체인은 전자와 비슷한 네트워크에 대응하거나 지원하는 출입구다.

이를 실생활에 빗대 설명하면 하바는 고속도로의 인터체인지(I.C), 네오핀은 고속도로의 톨게이트(TG)로 비유할 수 있다. 나들이를 갈 때 방향을 선회하는 인터체인과 하나의 요금소가 막히더라도 다른 요금소로 나가거나 들어올 수 있는 멀티체인이 미묘하게 방향성이 맞아떨어진다.

하바 생태계 / 자료=하바
하바 생태계 / 자료=하바

그래서 하바와 네오핀이 협력하면서 연결, 대응, 지원 등처럼 방향성이 같다고 설명한 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하바는 루프체인의 파라메타(Parameta)에서 파생된 메인넷, 네오핀은 메인넷이 없지만 클레이튼 기반 프로젝트로 이들은 각각 루프체인과 클레이튼의 성격을 따라간다. 그 결과 하바는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의 스카이넷이라 불리는 폴카닷, 네오핀은 블록체인 대중화를 표방한 클레이튼처럼 오픈플랫폼을 당당하게 수식어로 앞세웠다.

하바는 3개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에이다(ADA)처럼 아이콘루프, 투바이트, 웹3 솔루션즈 등이 각자의 영역에서 움직이는 구조다. 3개의 심장은 에이다가 카르다노 재단(Cardano Foundation)과 인풋 아웃풋 글로벌(IOG, Input Output Global), 이머고 등으로 재단, 개발, 사업을 분리한 삼권분립 구조로 운영하는 독특한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폴카닷이 릴레이 체인, 파라체인(Parachain), 파라스레드(Parathread), 브릿지로 구성되는 데 하바는 파라체인이라 볼 수 있고, 당연히 루프체인을 폴카닷이라 이해하면 된다.

네오핀 컨트랙트 / 자료=클레이튼 스코프
네오핀 컨트랙트 / 자료=클레이튼 스코프

그래서 하바의 역할은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의 당근마켓처럼 쓸모가 없어진 NFT에 가치를 부여, 재활용하는 일종의 리폼 프로젝트다. 일반적으로 NFT는 특정 네트워크나 프로젝트팀이 개발한 결과물로 어디서 만들었는가에 따라 가치가 롤러코스터를 탄다.

프로젝트가 상장 폐지되거나 사라지면 해당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개발된 디앱은 다른 곳으로 이주한다. 하지만 NFT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특정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이를 받아줄 수가 없는데 코인판 당근마켓 '인터체인 NFT플랫폼' 나오면서 가능해졌다.

현재 하바는 이더리움(ETH), 폴리곤(MATIC), 바이낸스체인(BNB), 클레이튼(KLAY) 등과 연결할 수 있는 실증실험을 테스트넷 '베가'로 마쳤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인터체인의 면모를 갖춰가는 가운데 네오핀도 폴리곤에 대응하는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티 사가X'로 멀티체인의 첫발을 내디뎠다.

네오핀은 이더리움, 클레이튼, 트론(TRX), 폴리곤 대응을 완료했고,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과 코스모스(ATOM) 대응을 준비 중이다. 네오핀은 게임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같은 게임 다른 빌드'를 의미하는 멀티플랫폼처럼 멀티체인이라 강조한 것도 확장의 범위를 게임으로 한정 짓지 않았다.

현재 베가넷에 공개된 하바미터 / 자료=하바
현재 베가넷에 공개된 하바미터 / 자료=하바

처음에는 네오위즈홀딩스의 순혈 100% 네오플라이에서 출발한 리버스 ICO 프로젝트로 최근 이름을 알린 인텔라엑스(IX)와 결이 다르다. 흔히 게임업계에서 네오위즈 코인이라 불리지만, 실체는 네오위즈홀딩스가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출발해 네오플라이와 네오핀이 막중한 책무를 맡아 다양한 영역에서 실증실험이 진행 중인 전형적인 '퍼스트 무' 프로젝트다.

네오핀이 거점을 같은 이름의 네오핀 지갑으로 설정한 배경도 게임만 집중하는 게 아닌 게임도 하는 블록체인 대중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디파이(스테이킹, 일드파밍, 스왑)를 위한 지갑이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보관-전송-교환이 가능한 지갑의 쓰임새를 위해 게임이나 NFT가 언급된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방식은 네오위즈가 운영하는 게임포털 피망에서 확인할 수 있는 라인업이 네오핀이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하나의 회원 ID로 온라인 FPS 아바, 보드게임 뉴맞고, PC 온라인 MMORPG 등 다양한 장르를 플레이할 수 있고, 피망캐시로 부분무료 게임의 상품을 구입하는 셈이다.

피망은 블록체인 오픈플랫폼을 표방하는 네오핀, 피망캐시는 네오핀 토큰 개념에 가깝다. 또 피망 회원 가입이 싫다면 네이버, 페이스북, 구글 회원으로 연동되는 과정이 네오핀이 다른 네트워크에 대응하는 멀티체인이라 생각하면 된다.

피망은 회원 가입시 네이버나 페이스북 회원 연동을 지원한다. / 이미지=피망
피망은 회원 가입시 네이버나 페이스북 회원 연동을 지원한다. / 이미지=피망

다만 하바나 네오핀의 앞날에 쨍쨍한 햇빛이 비치는 꽃길이 펼쳐진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인정하지 않은 가상자산으로 명시된 특금법의 규제와 자금세탁의 위험성이 높은 NFT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전부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암호화폐, 스테이블 코인, NFT, 덱스(DEX), 디파이 등을 자금세탁의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들을 규제하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권고 자체가 강제성은 없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즉각 그레이 리스트나 블랙 리스트로 평가해 하나의 국가를 테러단체 협조 국가로 낙인을 찍는 게임업계 용어처럼 FATF 메타다.

국내는 가상자산의 범위나 역할, 이를 취급하는 바스프(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하는 특금법으로 울타리를 세웠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그래서 NFT나 디파이가 가상자산의 범위에 포함되면 하바와 네오핀을 비롯한 관련 사업자가 규제의 사정권에 들어온다.

그럼에도 네오핀은 사업 추진에 앞서 바스프 전용 ISMS 인증 획득을 비롯해 KYC와 AML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FATF 규제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제도권 진입시 수혜 프로젝트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하바와 네오핀은 파트너로 활약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자료=네오핀
지난해 10월 하바와 네오핀은 파트너로 활약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자료=네오핀

혹자는 국내가 아닌 해외로 가면 되지 않는다고 반문하지만, 가상자산은 과거 크립토 커런시에서 크립토 에셋, 다시 버추얼 에셋(virtual asset)으로 용어를 통일한 FATF의 규칙이다.

당연히 가상자산, 디지털자산, 암호화폐, 디지털화폐 등으로 명시된 단어는 다르지만, 적어도 FATF 회원국끼리 합의한 규제안은 글로벌 스탠다드로 골격이 만들어진 이상 규제의 대상과 범위가 바뀌면 특금법도 개정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하바와 네오핀은 협력자이자 경쟁자로서 계속 지켜봐야 할 프로젝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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