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먼은 작업한 그림 1건 당 1페니를 받았다(출처=니드픽스)

아마존이 이미지 분류 작업을 한 노동자들을 착취한 의혹을 받고 있다. 

메카니컬 터크는 18세기의 체스 게임 제조 업체로 당시 만들어진 기계 내부에는 숨겨진 전문 체스 선수가 있었다. 아마존은 지난 2005년 이러한 제조 업체의 이름을 본딴 메카니컬 터크를 설립했다. 

이미지를 분류하는 작업을 하는 이들은 터커라고 불리는 프리랜서 근로자들이다. 터커들은 매우 적은 금액만 받으며 일을 했다. 하루에 1페니나 25센트 정도만 버는 날도 있었다. 놀라운 점은 많은 미국인 노동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카니컬 터크는 리퀘스터라고 불리는 고용자가 휴먼 인텔리전스 태스크, 혹은 HIT라고 불리는 배치를 메카니컬 터크 웹사이트에 게재한다. 업무는 인보이스 작성에서부터 사진 라벨링, 인공지능(AI) 교육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림 한 장 당 1페니

호주의 그림 딜러인 마이스터드룩(Meisterdrucke)의 최고 운영자인 게오르그 페트리치는 앤디 뉴먼의 도움을 요청받았다. 

앞서 뉴먼은 아마존의 메카니컬 터크(Mechanical Turk, MTurk)로 일한 바 있다. 뉴먼의 일은 오래된 그림을 보고 그 그림을 묘사하는 단어, '초상화', '여자', '긴 머리' 등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뉴먼은 작업한 그림 1건 당 1페니를 받았다. 

그는 페트리치에게 사람이 일한 대가로 이렇게 적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 적당한지 문의했다. 뉴먼은 9분 15초 동안 10건의 그림을 처리하고 65센트를 벌었다.

 

그 이후 이 사이트는 다양한 방법으로 번창해서 현재는 세계에서 손꼽는 대기업이 됐지만 뉴먼과 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정당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뉴먼이 메카니컬 터크에서 수행한 업무에는 학교의 이사회 회의 같이 보이는 사진도 있었다. 그는 애국심, 엘리트 등의 23가지 자질 항목에 대해 1~5까지의 등급을 매겨 사람을 평가해야 했다. 

헤드폰을 착용한 여성의 사진에서는 '유능한'이라는 항목에 4점을 줬다. 그리고 '위협적인'이라는 항목에 1점을 줬다. 파란색 재킷을 입고 웃는 표정을 한 남자의 사진도 평가했다. 이 일을 하면 3분 동안 5센트를 추가로 벌 수 있었다.

사람들이 터커가 되는 이유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타거나 약을 사거나 빚을 갚거나 지루한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일을 한다. 또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돈을 아주 조금 받더라도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장애가 있거나 사회적 불안으로 인해 집에서 나갈 수 없는 사람들 또한 이 일을 하기를 원한다. 일부 터커들은 프리랜서로 일하지만 대부분의 터커들이 풀타임으로 근무한다.

퓨리서치 센터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3,000명의 터커 중 약 4분의 1이 자신의 수입 중 거의 대부분 혹은 전부를 아마존 플랫폼에서 일해서 충당했다고 답했다. 터커들의 절반 이상이 시간 당 5달러(약 6,000원) 미만을 벌었다. 다른 직종에 비해 대단히 적은 수준이다.

터커들은 리퀘스터와 논쟁을 벌이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대부분은 수십 센트 정도의 임금이 덜 들어왔다는 내용이다. 이런 논쟁은 시간 낭비나 마찬가지다. 또 때때로 이들에게 설문 조사에 응해달라는 요청이 오기도 한다. 설문 조사에는 10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역시 시간 낭비다.

터커들은 터커들만의 사이트인 터콥티콘(Turkopticon)에서 업무나 임금의 부당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아마존은 터커들의 임금 인상 요청을 무시했다(사진=픽사베이)

터커들의 평균 임금은 시간 당 1.77달러

2018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수천 명의 터커들이 수행한 수백만 건의 작업을 검토한 결과, 터커들의 시간 당 평균 임금은 1.77달러(약 2,100원)라고 한다. 터커들의 4%만이 미국 정부가 정한 연방 최저 임금인 시간 당 7.25달러(약 8,600원)를 벌고 있었다.

아마존은 터커들이 리퀘스터에 의해 고용 및 관리되는 것이라며 문제에 개입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 리퀘스터들은 추적이 불가능한 별명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아마존은 터커들의 임금 인상 요청을 무시했으며, 거래 범위를 17~50% 정도 인하하기도 했다. 리퀘스터는 어떤 작업 건에 대해 1페니를 터커에게, 또 다른 1페니를 아마존에 지불하기도 한다.

 

아웃소싱 통계 및 동향

인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웃소싱 제공 업체다. 그 다음이 인도네시아, 뒤이어 중국 순이다. 모두 인구가 많은 아시아 국가다.

마케팅 및 비즈니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브랜드온게일닷컴의 데이터에 따르면 설문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44%가 아웃소싱에 의존하는 주된 원인이 비용 절감이라고 말했다. 또 34%는 내부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IT 리소스를 사용하기 위해 아웃소싱을 한다고 답했다.

메카니컬 터크에서 일하는 것은 분명 착취다. 프리랜서 근로자들은 일하는 시간에 비해 적은 돈을 받는다. 이 플랫폼은 아마존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아마존은 이 사이트에서 수행되는 모든 거래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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