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 사태에 맞서 다시금 세상에 우뚝 설 준비를 하고 있는 콘텐츠 분야 ‘재도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고 스타트업엑스가 세컨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종 선발된 10개의 기업 중 샘플 클리어런스 서비스, 샘플리어를 만드는 스타트업 '쌤드위치' 이재철 대표를 인터뷰하였다.
           
1. 안녕하세요.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샘플링으로 인한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 샘플리어를 만들고 있는 이재철입니다. IT와 음악산업 분야에서 여러해 동안 일한 경험 바탕으로 샘플링으로 만들어지는 2차적 저작물의 저작권 침해 문제를 풀고자 샘플 클리어런스 사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2. 회사와 콘텐츠/아이템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샘플링은 과거에 발표된 음악저작물을 샘플로 이용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창작 기법입니다. 여기에는 저작권 침해 리스크가 존재하는데, 원 권리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않으면 나중에 저작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용허락 과정이 개인이 직접 하기에는 만만치 않습니다. 원 권리자의 연락처를 알아야 하는 문제, 이용허락 계약서를 작성하는 문제 그리고 선급방식의 로열티 지급에 대한 문제가 있거든요. 

저희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이용허락 구조를 재정립하고 있어요. 원 권리자의 음악에 대한 권리를 위임받아서 샘플링으로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에게 목록을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이용허락을 대행해드립니다. 모든 절차는 온라인에서 진행되고, 고객은 샘플리어를 통해서 음악을 만들고 이용허락을 받아서 앨범을 유통하는 것까지 모든 것을 집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목적은 딱 하나에요. 샘플링으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작품을 발표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샘플리어라는 이름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샘플링으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에요. 

3. 이전 창업의 실패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혹은 퇴사 이유는?

(저는 첫 창업이에요.) 호기심이 생겼을 때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 보다는 직접 경험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생각해보면 꽤 다양한 포지션에 있었는데 음악을 만들었던 적도 있고, 사회 초년생 때는 서비스 운영을 했다가 UX/UI 기획자도 되었다가 경력의 후반부에는 개발자로 일을 했거든요. 이쯤 하고 보니 회사의 울타리 안에 있는 안정감보다 모험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컸고, 제가 좋아하는 음악 분야에서 무언가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4. 퇴사 후 창업/폐업 후 재창업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음악산업의 어떤 부분에 제가 기여할 수 있을지 찾기 위해서 알고 지내는 뮤지션이나 음악산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과 인터뷰를 많이 했어요. 이제 나이도 있고 마지막 앨범을 발표한다는 친구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샘플링 얘기가 나왔거든요. 내용은 대강 '저작권 침해가 문제가 될까봐 저작자에 이름을 일부러 올리지 않고 있다'. '샘플링으로 만들어 둔 곡은 많은데 발표는 하지 않고 그냥 소장만 하고 있다'와 같은 얘기들이었어요. 

저도 20대에 샘플링 기법으로 음악을 만들었고 똑같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 얘기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정말 이상했어요. 그때는 몰랐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은 샘플링, 리메이크와 같은 2차적 저작물이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거든요. 이 문제가 십수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고 국내, 해외 사례를 조사하면서 틈새를 발견한 거죠.  

무언가 해보자고 마음먹었을 때, 나름대로는 그동안 경험했던 것을 잘 활용할 수 있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일이어야 하고, 사회에도 의미가 있으면서, 회사가 지속가능성도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기준을 세웠는데 지금 아이템이 그 기준에 딱 부합했어요.  

5. 현재 (재)창업을 시작하며 힘들었던 일이 있으시다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사업 초기에는 누구나 거절당하는 일들을 겪는데 그럴 때 속상하죠. 그래도 중간 중간 좋은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도 있고, 문제에 대해서 공감해주시는 분들도 있었기 때문에 계속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믿고 기다려주는 가족들도 큰 힘이 되죠. 요즘은 속상한 일이 있어도 금방 잊어버려요. 할일이 정말 많거든요.

6. 지금 사업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이며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은?

이용허락에 있어서 리스크가 되는 것은 원 권리자의 누락, 원 권리자의 변동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계약서상 다양한 장치들이 있긴 하지만 이 부분은 앞으로도 신중하게 일을 처리할 예정이에요. 음악저작물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본인확인작업을 강화한다던가, 주기적인 크롤링을 통해서 변동사항을 모니터링 하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태까지는 원 권리자의 정보가 한 곳에 모여있을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에 저작자, 실연자, 음반제작자 중심의 정보가 서로 다른 기관에 흩어져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마도 저희가 이 모든 정보들을 한 곳에 모으는 첫발을 내딛게 된 것 같습니다. 미래에는 곡 중심의 권리 정보에 대한 활용가치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7. 대한민국에서 창업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아요. 과거에 비트메이커였고 기획자였고 개발자였던 사람이 이번에는 창업가 리그에 들어와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건데, 낯선 것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재밌게 하고 있어요.   

8. 창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최종적인 목표나 꿈은 무엇인가요?

시간이 흐르더라도 생명력을 갖는 음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미국의 소울 음악은 현재에도 계속해서 소비되고 있는데 저는 이것이 샘플링, 리메이크 등 2차적 저작물이 만드는 선순환 구조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10만곡 정도의 음악 저작물이 등록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9만곡 정도가 빛을 보지 못해요. 9만곡 중에 숨어있는 원석을 찾아서 가공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선순환이 발생하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 이용허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 미래의 투자자 혹은 고객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합법적인 샘플링, 더이상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해주세요. 샘플리어 사이트에 방문해주세요.

10. 예비 창업가와 (재)창업자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함께있는 가족에게, 옆에 있는 동료에게 친절을 베푸세요. 여러분을 믿어주는 사람들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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