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시민연대 “환경영향평가 필요한 발전소 대신, 꼼수로 스팀공장 신청 환경평가 피하는게 문제”
“다이옥신 나오는 소각장과 어떻게 같이 사나” 지적
김천시, C사가 신청한 SRF 스팀공장 건축변경허가 '불허'
업체 행정소송 제기, 1심서 승소 후 김천시·시민단체 상대로 30억대 손배소 제기
C사 “세계적 수준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엄격한 환경기준에 의해 운영,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의학전문가 "SRF 태워 다이옥신등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하라도 암 발병 가능성"

김천SRF소각시설반대 범시민연대가 지난달 31일 차량 60여대를 동원, 경북 김천시 신음동 농공단지 내 C사의 산업용 스팀공장 옆 도로를 가득메운 채 건축변경허가 반대 차량집회를 하고 있다. 담벼락 왼쪽이 C사 부지이다. 이들은 이날 시위팀을 2개조로 나눠 김천시내 도심에서도 동시에 비대면 차량집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김천SRF소각시설반대 범시민연대 제공
김천SRF소각시설반대 범시민연대가 지난달 31일 차량 60여대를 동원, 경북 김천시 신음동 농공단지 내 C사의 산업용 스팀공장 옆 도로를 가득메운 채 건축변경허가 반대 차량집회를 하고 있다. 담벼락 왼쪽이 C사 부지이다. 이들은 이날 시위팀을 2개조로 나눠 김천시내 도심에서도 동시에 비대면 차량집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김천SRF소각시설반대 범시민연대 제공

경북 김천지역에서 SRF(Solid Refuse Fuel, 고형폐기물연료) 를 사용해 산업용 스팀을 생산하는 스팀공장 건립을 놓고 범시민연대·지자체와 사업자 간에 극한대결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SRF는 폐합성수지류와 폐플라스틱류, 페트병 등 썩지 않지만 불에 타는 쓰레기를 주원료로 파쇄·건조과정을 통해 고형화한 후 태워 산업용 스팀이나 전기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이 사업에 대해 업체가 신청한 공장건축물 변경허가신청에 대해 김천시가 ‘불허가’ 결정을 하자 스팀공장 측은 행정소송을 제기, 1심에서 승소했다. 또 이 업체는 김천시와 반대시민 2명을 상대로 30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문제의 SRF 소각 스팀생산공장이 들어설 예정인 곳은 소규모 농공단지가 들어선 김천시 신음동 90 일대. 이곳으로부터 반경 2㎞ 이내에 동신초등학교, 모암초등학교, 김천여중 등 모두 9개의 초중고교가 위치해 있다. 또 같은 반경 안에 그린빌아파트와 현대아파트 등 5개의 아파트단지가 포진해 있다.

범시민연대가 2020년 11월 초순 제작해 대시민 SRF 홍보용으로 배포 중인 '김천시민은 실험대상이 될 수 없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A4용지 크기의 팸플릿. 우측 하단에 대규모 쓰레기소각장이 들어선 충북 청주시 북이면 '실거주 인구'의 약 31%인 615명이 암환자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적시돼 있다. 범시민연대 제공
범시민연대가 2020년 11월 초순 제작해 대시민 SRF 홍보용으로 배포 중인 '김천시민은 실험대상이 될 수 없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A4용지 크기의 팸플릿. 우측 하단에 대규모 쓰레기소각장이 들어선 충북 청주시 북이면 '실거주 인구'의 약 31%인 615명이 암환자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적시돼 있다. 범시민연대 제공

이들 학교와 아파트단지 중 동신초·모암초등학교가 930~950m 지점에, 그린빌아파트는 680m 지점에 각각 위치해 있는 등 학교 3개 교, 아파트단지 3곳이 반경 1㎞ 안에 들어서 있어 SRF 소각 때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학교와 아파트단지 뿐만아니라 공공기관도 스팀공장 예정지로부터 반경 2㎞ 인근에 다수가 늘어서 있다. 반경 2㎞ 지점에 김천시청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비롯해 1.9㎞ 지점에 김천역, 1.5㎞ 지점에 김천의료원이 있다.

김천혁신도시도 스팀공장 사업예정지에서 3.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대기 유해물질의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반경 5㎞를 기준으로 했을 때 김천시 전체 인구 중 71%에 해당하는 대략 10만명 정도가 이 영향권역에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인구밀집지역 인근에 고형폐기물연료를 대규모로 태워 산업단지에 보내는 스팀을 생산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9월 초순경이다.

김천고형폐기물소각장반대 시민대책위원회, 참여자치김천시민연대, 김천YMCA, 김천시사회복지사협회, SRF발전소및소각장대책전국연대 등 김천 및 전국의 15개 시민단체 관계자 수십명이 2020년 9월 1일 김천시청사 현관에서 ‘SRF 건축변경허가신청 거부처분 취소청구소송’에 대한 김천시의 ‘즉각 항소 촉구 및 C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당시는 전국규모의 범시민연대가 발족하기 직전이다. 범시민대책위 제공
김천고형폐기물소각장반대 시민대책위원회, 참여자치김천시민연대, 김천YMCA, 김천시사회복지사협회, SRF발전소및소각장대책전국연대 등 김천 및 전국의 15개 시민단체 관계자 수십명이 2020년 9월 1일 김천시청사 현관에서 ‘SRF 건축변경허가신청 거부처분 취소청구소송’에 대한 김천시의 ‘즉각 항소 촉구 및 C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당시는 전국규모의 범시민연대가 발족하기 직전이다. 범시민대책위 제공

김천농공단지 내 폐기물재활용처리장으로 사용되던 D사 소유의 공장부지 1만3453㎡(4074평)를 특수목적법인으로 설립된 C사가 지난해 8월 인수했다.

C사가 공장부지 인수 후 하루 360t의 SRF를 소각하는 ‘김천산업단지 스팀공급시설 구축사업’ 계획을 세우고 스팀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스팀공장은 전체 대지 1만3453㎡(4074평)에 건평 8526㎡(2600평), 지하 1층, 지상 5층, 전체면적 1만2818㎡(3881평) 규모로 증축 건립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천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돼 같은 해 9월 김천SRF소각장반대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스팀공장 반대 길거리 반대서명운동, 인터넷 밴드 개설 등을 통해 대대적인 SRF 스팀공장 건립 반대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시민대책위는 올해 10월 김천과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25개가 참여해 '김천SRF소각장시설 절대 반대 범시민연대'로 확대개편됐으며, 반대운동을 김천은 물론 전국적으로 확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천SRF소각시설반대 범시민연대가 이달 초순 ‘SRF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한 대시민홍보용 팸플릿. ‘김천시민은 도심 한가운데 폐플라스틱 소각시설 건립 불허한다’, ‘1일 360톤 24시간 가동’, ‘건강권·생명권·재산권·환경위협’, ‘1일 최대 460톤 처리가능, 5톤 트럭 80대 이동’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범시민연대 제공
김천SRF소각시설반대 범시민연대가 이달 초순 ‘SRF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한 대시민홍보용 팸플릿. ‘김천시민은 도심 한가운데 폐플라스틱 소각시설 건립 불허한다’, ‘1일 360톤 24시간 가동’, ‘건강권·생명권·재산권·환경위협’, ‘1일 최대 460톤 처리가능, 5톤 트럭 80대 이동’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범시민연대 제공

범시민연대 측은 스팀공장이 들어설 예정인 신음동 농공공단 등 김천지역에는 많은 양의 미세먼지와 각종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석탄발전소와 화학공장 다수가 가동 중이어서 김천의 대기상태가 도내에서 ‘나쁨’ 상태로 기록되는 일수가 많아 시민들의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11일 밝혔다.

김천의 경우 특히 이미 김천시가 운영하는 공공 생활쓰레기소각장 1기가 가동 중이며, 시가 1기를 추가로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몇 배에 해당하는 타지역의 폐플라스틱류 등 고형폐기물연료의 원료가 되는 폐기물을 민간업체가 반입·소각해 열을 생산하는 대규모 산업용 스팀공장을 주민 동의 없이 인구밀집지역에 건립하려하자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시민단체는 김천시장 면담, 김천시의회 의장 면담, 국민권익위원회 민원 접수, 국회의원 면담, 대구환경운동연합과의 간담회 간담회 등을 잇따라 열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시민단체는 지난해 12월 5일 독성학 권위자인 충북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용대 교수를 초청, ‘고형연료제품의 사용과 인체 건강’을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하루 최대 460t 규모의 고형폐기물연료 소각’ 처리가 가능한 규모로 설계된 경북 김천동 신음동 소재 C사의 산업용 스팀공장 전경. 사진 뒤편에 타사 건물들이 보인다. 인근 건물 옥상에서 공장부지 관찰이 가능하다.(사진= 전상후 기자)
‘하루 최대 460t 규모의 고형폐기물연료 소각’ 처리가 가능한 규모로 설계된 경북 김천동 신음동 소재 C사의 산업용 스팀공장 전경. 사진 뒤편에 타사 건물들이 보인다. 인근 건물 옥상에서 공장부지 관찰이 가능하다.(사진= 전상후 기자)

김 교수는 이 강연에서 “소각로에서 폐기물을 태워 처리하는 것은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없애는 것이 아니고 형태만 바꾸는 것으로, 고형폐기물 속에 존재하던 금속, 유기화홥물 등의 유해물질이 가스상태로 변화되어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이고 오염물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는 설명을 했다”고 시민대책위는 밝혔다.

김 교수는 또 강연회에서 ‘소각로 주변 주민의 인체 영향에 관한 역학조사’ 논문을 예로 들며 암과 호흡기 질환과 성비교란, 선천성 기형 또는 내분비 장애 발생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쓰레기 소각과정에서 발생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비롯한 수십 종의 유해물질이 다양한 종류의 암을 유발하며 소각장 주변 어린이에게서 백혈병, 비호치킨 림프종, 소아암 발생 비율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범시민연대는 “김 교수가 강연 당시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경우, 암 발생 기준으로 보면 기준치 이하라도 발병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으며 소각장 암마을로 전국에 알려진 충북 청주시 북이면의 암발생 현황을 사례로 들어 자세히 설명했다”라고 강조했다.

이 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이 증가하면 천식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호흡기질환 발병 등 폐 기능 저하의 우려가 있다는 설명도 김 교수는 곁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시는 김천시민의 SRF 소각시설 반대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지난해 12월 C사의 스팀생산용 건축변경허가신청에 대해, “2019년 11월 14일 개정된 ‘고형폐기물연료 제품을 사용할 경우 사업장이 5호 이상 집단취락지에서 반경 1000m 이내에 입지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김천시 도시계획조례’를 이유로 불허가 결정을 내린 뒤 업체에 통보했다.

산업용 스팀공장 건축변경허가신청이 불허돼 행정소송 2심이 진행 중인 김천 신음동 C사의 정문이 1년 넘게 굳게 닫혀 있다. (사진 =전상후 기자)
산업용 스팀공장 건축변경허가신청이 불허돼 행정소송 2심이 진행 중인 김천 신음동 C사의 정문이 1년 넘게 굳게 닫혀 있다. (사진 =전상후 기자)

C사의 스팀공장 예정지 반경 1000m 이내에는 학교 3곳과 아파트단지 3곳 등 주민 수천 가구가 밀집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C사는 2020년 1월 ‘불허가처분 취소 청구’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8월 김천시가 패소했다. 김천시 관계자는 1심 패소판결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불허가된 스팀공장 건축변경허가신청건이 ‘개정된 김천시 도시계획조례의 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불허가 처분이 잘못됐다’라는 요지의 판결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C사는 김천시가 2019년 11월 14일 ‘고형폐기물연료 제품을 사용할 경우 사업장이 5호 이상 집단취락지에서 1000m 이내에 입지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내용을 추가해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하기 이틀 전인 11월 12일 SRF 스팀공장 건립용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사업장의 경우 C사가 공장부지를 인수하기 이전인 2017년 2월 D사가 산업자원부에 발전사업 허가신청을 3회 시도했는데도 성공하지 못했다.

1심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김천시 관계자는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2심에서는 변호인단과 잘 협의해 시 도시계획조례와 관련 법규상의 연관성을 잘 정리하는 한편 전국 10여곳에서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민형사 소송이 제기돼 주민의 생명권, 건강권, 환경권과 충돌하는 SRF 스팀공장 또는 발전소의 문제점을 재판부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C사의 직사각형 부지 경계지점에 담장을 포함해 4m를 훌쩍 넘어설 정도의 높이로 설치된 철제 펜스. 이 지역에서 가장 높게 설치돼 있어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도대체 어떤 작업을 하는 공장이길래 펜스기 이렇게 높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진= 전상후 기자)
C사의 직사각형 부지 경계지점에 담장을 포함해 4m를 훌쩍 넘어설 정도의 높이로 설치된 철제 펜스. 이 지역에서 가장 높게 설치돼 있어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도대체 어떤 작업을 하는 공장이길래 펜스기 이렇게 높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진= 전상후 기자)

C사 측은 지난해 10월 공개한 ‘김천산단 스팀공급시설 구축사업’ 설명 자료에서 “총사업비 1050억원이 투입되는 우리 회사의 사업은 김천 일반산업단지에 스팀을 공급하는 기반시설로 환경부 통합환경허가 과정을 통하여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며, 시설 가동 후 5년간 환경오염여부를 지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C사는 또 “본 사업은 단순한 폐기물소각장이 아니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품질기준에 부합하는 고형연료제품을 생산·사용해 스팀을 생산하는 자원순환 기반시설”이라며 “세계 최고수준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친환경전문기업의 엄격한 환경기준에 의해 운영되고, 한편으로는 시설 건설 및 운영에 300명 이상의 지역주민 고용창출효과도 예상한다”라고 강조했다.

C사는 이어 “우리는 허가받은 선별된 사업장이나 산업단지의 폐플라스틱류, 폐합성수지류, 페트병류를 주원료로 고형연료제품을 생산하며, 생활폐기물·폐타이어·폐비닐·폐고물은 처음부터 원료 사용 자체가 절대로 불가능한 구조”라며 “김천시민이 우려하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은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서울 강남구 생활폐기물소각장의 경우 폐기물소각장임에도 불구하고 2018년 다이옥신 법정검사에서 다이옥신이 불검출됐고, 대기측정 결과도 배출허용기준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배출됐다는 점도 내세우며, 첨단기술을 적용해 가동되는 스팀공장의 안전성을 홍보했다.

특히 다이옥신 배출과 관련, “제품의 균질화·균일화, 850도 이상 초고온에서의 완전연소 유도, 다이옥신 재합성을 막는 연소가스 급속냉각기법 등 4단계에 걸친 다이옥신 저감시스템을 갖추어 타 시설보다도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스팀공장 건축변경허가가 최종 승인될 경우 폐플라스틱류 등 고형폐기물연료의 원자재 적치장으로 부분 사용될 것으로 추정되는 C사 내부 부지 전경. 주변에 다른 기업들의 건물과 민가가 즐비하다. (사진=전상후 기자)
스팀공장 건축변경허가가 최종 승인될 경우 폐플라스틱류 등 고형폐기물연료의 원자재 적치장으로 부분 사용될 것으로 추정되는 C사 내부 부지 전경. 주변에 다른 기업들의 건물과 민가가 즐비하다. (사진=전상후 기자)

이런 상황 속에서 김천SRF소각시설반대 범시민연대는 지난달 전국적인 연대조직을 결성한 뒤 스팀공장 예정부지 옆 도로에서 대규모 차량집회를 개최하는 등 반대운동은 탄력을 받아 한층 조직적으로, 대규모로 전개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최현정 범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SRF를 소각하는 것을 전제로 한 스팀 또는 발전시설 인허가 문제는 전국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첨예한 환경현안”이라며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재활용 폐기물의 외국 수출길마저 막히자 정부가 쓰레기 감량보다는 처리의 효율성만 강조하다보니 ‘환경과 생명 안전성’의 담보 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라고 한탄했다.
 

최 집행위원장은 이어 “현행 ‘폐기물시설촉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민간 소각시설의 경우 지역주민들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과정이 아예 없고, 대부분의 사업이 진행되고 난 후에야 상황을 알게 돼 제때 대처할 수가 없는 등 그 피해가 어마어마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폐기물 처리시설은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업자가 아닌 정부와 지자체가 개입해서 유해물질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거나 최소화하고 시설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과도기적인 단계에 있는 민간소각시설에 대해서도 공공소각시설과 똑같이 지역주민들이 계획단계에서 부터 참여해 스스로 생명권을 지키고 안전성을 보장받는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최 집행위원장은 끝으로 “'지역주민의 환경주권' 차원에서라도 사업예정지 인근 지역주민의 수용성(受容性) 문제를 현실화·구체화하기 위해 생활권과 사업장 권역을 막론하고 '쓰레기는 발생한 지자체 내에서 처리한다'라는 ‘쓰레기 및 폐기물 발생지 처리 대원칙’이 정부 차원에서 신속히 수립돼 지역 간 갈등을 막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천=전옥표·전상후 기자 jop22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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