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막걸리의 역사', 1925년 지평주조장 설립

▲ 지평막걸리 김기환 대표 (사진=강태호 기자)

[서울=내외경제TV] 강태호 기자 = 수입산 쌀로 대량생산해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쓰는 업체들과 달리 장인정신으로 막걸리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 대한민국 막걸리의 역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지평막걸리'의 김기환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좋은 막걸리 뒤에는 좋은 기업 경영이념이 있다. 막걸리 시장이 붐을 이뤘던 2009년, 지평막걸리의 가업을 이어받은 김 대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를 이어서 젊은 나이에 지평막걸리를 이끄는 사업가가 됐다.

김 대표는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삶을 보면서 막걸리만 바라보고 살았다. 처음부터 '대표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막걸리 업계를 책임지는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 몸을 낮췄다.

2009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국내 주류 시장은 더욱 치열해졌는데 지평막걸리는 수직 성장하며 매년 평균 30%대의 성장을 지속했고 지난 해 60억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100억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마트 진출, 유럽시장을 겨냥한 전략 수립 등 호재만 잇따르고 있다.

"좋은 쌀과 물을 사용하고 시설과 인력에 아낌없이 투자한 것이 지평막걸리의 성장 배경이죠. 생산비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수입쌀을 쓰거나 오래된 시설을 쓰지 않아요. 젊은 세대들과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어요"

사실 주류 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개편됐지만 지평막걸리는 10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며 공고히 명성을 지켜왔다.

"막걸리를 만들기 좋은 쌀은 '증미가 잘 되는 쌀' 즉, 잘 찔 수 있는 쌀이에요. 양평 친환경쌀과 이천쌀 등 전국에서 좋은 쌀을 찾아 공수하고 있어요. 막걸리의 맛을 좌우하는 물도 특별한데 1925년 지평주조장을 설립하면서 만들었던 우물에서 나오는 물은 맛이 좋죠. 막걸리의 핵심인 쌀과 물이 좋아 지평막걸리의 높은 품질이 유지되고 있는 거죠"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지평주조장은 오늘날 지평막걸리 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지평막걸리의 빼어난 가치를 인정해 대한민국 등록문화제 제594호로 지정했다.

"지평막걸리를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 육성에 관심이 많아요. 지평막걸리와 정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등이 협력한다면 좋은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겠죠. 20~30대가 선호하는 깔끔한 숙박시설을 마련한다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고요. 지평막걸리의 스토리텔링 관광을 통해 지역사회 수익창출에 기여하고 싶어요"

한편, 지평막걸리는 현재 폭발적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제2공장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과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는데, 막걸리는 보통 해외에서 거주하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수출하지만 지평막걸리는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지평막걸리는 잘못된 이익을 서둘러 탐하지 않고 오직 느림의 장인정신으로 빛나는 미래를 만들고 있다. 계속해서 대한민국 막걸리의 역사를 지켜주길 바란다.

kkangtae97@n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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