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손실 책임지고 퇴임한 강신국 부문장에 석 달 만에 자회사 대표 선임
강신국, 우리은행서 변수 데이터 입력 오류로 962억 손실…지난해 말 퇴임
우리PE자산운용 대표로 복귀 예정…고위직 보은 인사 반복에 ‘무늬만 책임’ 논란
이문석 전 우리은행 부행장도 관계사 대표 복귀 소식…‘강 전 부문장과 같이 징계’
임 회장 취임사에서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멈춰야”…보은 인사 여전해

강신국(왼쪽) 전 부문장과 이문석(오른쪽) 전 부행장. (사진 제공=우리은행)
강신국(왼쪽) 전 부문장과 이문석(오른쪽) 전 부행장. (사진 제공=우리은행)

ㅣ내외경제TV=김민호 기자ㅣ우리금융지주가 징계를 받고 퇴직한 우리은행 임원을 자회사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해 논란이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1000억 원가량의 손실 사고로 ‘견책’ 처분을 받고 퇴임한 강신국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자회사인 우리PE자산운용의 신임 대표 최종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5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자회사인 우리PE자산운용에 강 전 부문장을 후보로 추천했다. 금융업계에서 고위직 임원이 퇴임 후 자회사 임원으로 취임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강 전 부문장은 1000억 원가량의 금융사고로 징계를 받고 퇴임한 지 불과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회사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추천되면서 ‘무늬만 책임’을 진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파생상품 사고로 962억 원의 손실을 낸 것과 관련해 전임 자금시장그룹장이었던 강 전 부문장에게 견책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견책 처분은 우리은행의 임원 징계 5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징계로 감봉·직무 정지 등의 물리적 패널티는 없지만 향후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ELS(Equity-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 상품 관련 파생상품 운용 과정에서 주식옵션 변수 데이터에 대한 잘못된 평가 방법을 적용해 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뒤늦게 인식해 962억 원의이 평가손실을 반영했다. 이 손실의 상당 부분은 강 전 부문장이 자본시장그룹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발생했고 우리은행 측은 이 일로 강 전 부문장과 이문석 전 우리은행 부행장에게 징계를 내리고 연말 인사에서 교체했다. 

금융권에 전반에 따르면 지난해 강 전 부문장과 함께 징계를 받고 교체된 이 전 부행장도 사실상 우리은행 관계사인 윈피앤에스(P&S)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우리금융지주가 특정 사태에 대한 책임을 고위 임원에게 지게 하는 것 처럼 보인 뒤 이에 대한 보은으로 자회사 인사를 진행해 ‘무늬만 책임’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의 보은 인사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이석태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도 이번 우리금융저축은행의 대표 후보로 발탁되는 등 우리은행 출신 고위 임원의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니 업계외부의 시선뿐만 아니라 자회사 직원들까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취임사에서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를 멈춰야 한다고 말한 것과 다르게 그룹 내 보은 인사를 여전히 잘라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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