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 규모 측정 앞두고 우리 이어 KB·하나·신한·농협·SC도 이사회 예정
KB국민은행 홍콩 ELS 손실 규모 1조원 예상…충당금 처리할 것으로 전망
다음 달부터 투자자와 배상 협의 진행 예정…“이사회 3월 중 매듭지을 것”
다음 달 초 H지수 ELS 첫 자율 배상 사례 기대…리스크 빠르게 해소할 것

주요은행들의 현금인출기 모습. (사진=내외경제TV)
주요은행들의 현금인출기 모습. (사진=내외경제TV)

ㅣ내외경제TV=김민호 기자ㅣ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 ELS(Equity-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 손실과 관련해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하나은행·신한은행·NH농협은행·SC제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고 H지수 ELS 손실 자율 배상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시중은행(KB·하나·신한·농협·우리)과 SC제일은행이 이사회를 통해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손실 규모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KB국민은행의 손실 예상액이 1조원규모로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각 은행은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관련 분쟁조정 기준안을 바탕으로 추정한 배상 규모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가 배상 관련 손실을 충당금 등의 방식으로 1분기 실적에 반영할 전망이다. 

이달 중 이사회 승인이 마무리되면 다음 달부터 개별 투자자들과 실제 배상 비율을 두고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분쟁조정 기준안을 제시하며 은행권이 이를 수용한 만큼 이사회 결의는 잡음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은행 중 손실 예상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KB국민은행은 이번 주 후반쯤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앞서 2021년 1월부터 7월까지 판매한 H지수 ELS 계좌 8만여개에 대해 전수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금융당국이 지적한 불완전 판매 기준에 해당하는 계좌를 파악해 이사회를 거쳐 배상 규모를 측정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이번 이사회를 거쳐 1분기 실적에 1조 원가량의 H지수 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를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한 8만여개의 계좌에 판매액은 5조2000억 원가량으로 여기에 현재 손실률 50%를 적용해 배상률 40%를 산출한 계산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6월부터 H지수 ELS 사후 관리 전담 TF(테스크포스)를 가동했다. 신한은행 측도 17명으로 구성된 TF가 자율배상 관련 시뮬레이션을 마친 후 이번 주 후반쯤 이사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 사전 간담회를 진행해 배상 관련 사항을 공유한 바 있어, 오는 26일로 예정된 신한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끝난 뒤 27일 또는 28일쯤 이사회가 배상안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과 NH농협 SC제일은행도 각각 하나은행 27일 NH농협·SC제일은행 28일로 이사회가 예정된 만큼 이날 이사회에서 배상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과 SC제일은행도 지난해 ELS 관련 TF를 꾸려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있어 이사회가 진행되면 사후 처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주요 은행들 가운데 가장 먼저 이사회를 열어 자율 배상을 결의하고 이번 주부터 투자자들과 접촉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은행들이 이달안에 자율 배상 여부를 매듭짓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과 경영실적을 모두 고려한 판단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판매 기간이 길었던 만큼 추후에도 ELS와 관련한 손실과 배상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달 이사회를 열어 승인받는 것은 업무적으로 비효율적이기도 하고 현실성도 너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 배상 추정액을 충당 부채 등으로 반영한 뒤 1분기 실적에 넣기 위해서는 3월 말까지 이사회 결의를 마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은행들이 자율 배상과 관련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H지수 ESL 관련 첫 배상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사태 수습을 위해 직접 나선만큼 빠르게 리스크 해소가 가능한 은행들이 자율 배상에 박차를 가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미 손실이 확정된 고객과 자율 배상 결의 후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다음 달 초 배상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H지수 ELS 판매 규모(500여 계좌)가 크지 않고, 주요은행들 중 가장 먼저 이사회를 열어 자율 배상을 결의한 만큼 배상 협의를 빠르게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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