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사각지대로 숨어든 불법 거래소도 판쳐

그래픽=내외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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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경제TV] 정동진 기자=트래블 룰 연합이 안팎에서 흔들리고 있다.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의 불황 속 국내 거래소 업계는 각종 홍역을 치르고 있고, 특히 실명 계좌를 발급받지 못해 코인마켓만 운영하는 바스프는 폐업 직전까지 내몰렸다.

이미 델리오와 한빗코, 캐셔레스트와 코인빗 그리고 코인엔코인 등 특금법에 따라 신고수리로 라이센스를 부여받은 바스프는 트래블 룰 연합이 거리 두기를 시작, 사실상 시장에서도 버려졌다. 

트래블 룰 시행 초기 업비트 진영의 베리파이바스프와 빗썸 진영의 코드 연동이 뜨거운 감자였지만, 현재는 연동보다 트래블 룰 연합에 숨어든 일부 불법 바스프(특금법 기준 미신고 사업자)의 행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빗썸 진영의 트래블 룰 솔루션  코드(CODE) / 자료=코드
빗썸 진영의 트래블 룰 솔루션  코드(CODE) / 자료=코드

1일 금융정보분석원에 따르면 신고 수리가 완료된 바스프는 37곳, 불법으로 명단까지 공개된 바스프는 23곳이다. 여기에 각 사업자가 자체 위험도 평가를 거쳐 화이트 리스트(입출금이 가능한 거래소와 지갑)를 별도로 운용한다.

화이트 리스트는 금융 당국이 특금법에 따라 ▲매도·매수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대행 등을 제외하고, NFT 마켓과 스테이킹과 렌딩, 디파이 서비스 사업자는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하면서 업계의 룰이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네오핀(NPT)과 위믹스(WEMIX) 재단이라 부를 수 있는 네오핀과 위메이드는 잠정 보류처럼 '예외 대상'으로 분류,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대기 중이다.

 

특금법 시행령 제10조의20(가상자산사업자의 조치) 

4. 법 제7조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신고·변경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가상자산사업자와는 영업을 목적으로 거래하지 않을 것

 

그럼에도 일부 사업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유권 해석을 요청, 사업의 방향성과 적격성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이들의 속내도 자의적인 법령 해석보다 금융 당국의 답변을 토대로 사업을 진행했다는 면죄부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코빗의 화이트 리스트 일부 / 자료=코빗
코빗의 화이트 리스트 일부 / 자료=코빗

예를 들면,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는 바스프 신고 대상인가?'라는 물음에 금융 당국은 ▲스테이블 코인은 특금법에 명시된 전자적 증표에 해당, 이를 취급하면 바스프 신고 대상이라고 답변했지만, ▲발행은 앞서 언급한 바스프의 사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조건을 달면서 일종의 '판단 보류'로 유보됐다. 

이처럼 금융 당국이 특금법으로 규제의 장벽과 기준을 세우고 있지만, 회색 지대(Gray Zone)는 여전하다. 이는 특금법 시행에 따른 사각지대와 구분되는데 앞서 언급한 국내 바스프의 위험평가를 통과한 '화이트 리스트'가 대표적이다.

대표적으로 업비트의 바이낸스, 바이비트, 오케이엑스, 오케이코인 등이다. BB 커플(바이낸스-바이비트)은 업비트가 평가한 계정주 확인 서비스, OO 커플(오케이엑스-오케이코인)은 자체 위험평가를 통과한 거래소다.

업비트 진영의 트래블 룰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 /자료=베리파이바스프
업비트 진영의 트래블 룰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 /자료=베리파이바스프

이들은 특금법 시행 초기 PC 버전을 기준으로 인터넷 웹브라우저에서 한국어 혹은 한글을 지원,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에 해당된다는 금융 당국의 경고에 따라 현재는 지원하지 않는 사업자다.

단 PC 버전이 아닌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와 APK 파일 등 앱을 별도로 이용한다면 한글 지원은 어렵지 않아 언제든지 꼼수 영업으로 전환이 가능한 거래소이기도 하다.

 

특금법 시행령 제10조의10(가상자산이전 시 정보제공)

2.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을 이전받는 가상자산사업자에게 다음 각 목의 정보를 제공할 것

가. 가상자산을 보내는 고객과 가상자산을 받는 고객의 성명(법인ㆍ단체의 경우에는 법인ㆍ단체의 명칭 및 대표자 성명을 말한다)

나. 가상자산을 보내는 고객과 가상자산을 받는 고객의 가상자산주소(가상자산의 전송 기록 및 보관 내역의 관리를 위해 전자적으로 생성시킨 고유식별번호를 말한다)

 

일명 코인 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 룰은 베리파이바스프와 코드 연합에 합류, 이들과 연동돼 모든 거래 정보가 공유된다. 하지만 특금법에 불법 거래소로 규정됐지만, 트래블 룰 연합에서 활동하면서 국내 홀더를 대상으로 입출금이 가능한 변칙 영업도 여전하다.

금융 당국이 불법으로 판정한 MEXC는 베리파이바스프 연합에 속한다. / 자료=베리파이바스프
금융 당국이 불법으로 판정한 MEXC는 베리파이바스프 연합에 속한다. / 자료=베리파이바스프

베리파이 바스프 연합에서 MEXC, Phemex, ZoomEX, BTCC, DigiFinex, Pionex, Blofin 등 총 7개 거래소는 금융위원회가 국내 거래소에 협조 공문까지 보낸 불법 사업자다. 비록 입출금은 막혔지만, 개인 지갑을 화이트 리스트로 등록하면 속칭 단타, 보따리와 같은 수익화는 가능해진다.

이전부터 꼼수와 변칙이 판치고 있음에도 금융 당국의 탁상행정과 거래소의 이해관계로 방치된 탓에 특금법의 트래블 룰은 무력화, 개미지옥의 먹이 사슬에서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이들의 무대로 변질된 지 오래다. 

이쯤 되면 트래블 룰 연합이 아니라 런드리고 얼라이언스를 위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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