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저=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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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내외경제TV] 김효미 기자 = 미국 제재로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터키 경제 전반에 대한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과 터키와의 경제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심화되고있는 가운데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흑해 연안 트라브존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은 재무로부터 정치까지 모든 영역에서 터키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터키를 포함해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인 나라를 향해 우리는 새로운 시장으로, 새로운 협력관계로, 새로운 동맹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소속 어느 나라와도 기꺼이 관계를 끊겠다고 언급하며 그는 "인구 8100만의 나라와 맺는 전략적 관계와 반세기 동맹을 희생시키는 나라에 우리는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라며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 부과했다.

그리고 터키 정부는 1993년 터키에 입국한 브런슨 목사를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죄 혐의로 장기간 구속했는데 미국 정부는 그동안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요구해왔지만 터키는 지난달 브런슨 목사를 석방한 직후 다시 가택 연금하면서 갈등을 키워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지 않으면 대규모 제재를 가했다고 경고했으며 이달 1일에는 터키 법무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은 제재 명단에 올렸고 터키 정부는 지난 7일 대표단을 미국에 보내 브런슨 목사 석방 문제를 놓고 협상을 했지만 결국 성과 없이 귀국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협상이 '불발'된 이유에 대해 미국이 터키 정부 대표단에 브런슨 목사의 석방 데드라인 제시하며 모욕적으로 압박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제재 강화는 터키 금융시장에 큰 파장으로 돌아왔다.

미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는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한때 7.24리라까지 오르며 사상 최저점을 기록하며 13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는 6.9550를 기록하고 있다.

리라화 가치 폭락은 터키 경제는 크게 요동쳤다.

터키는 석유수입 의존도가 높고 경상수지 적자가 심각한데 이런 상황에서 달러화 가치 상승은 결국 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모비우스 캐피탈 파트너스의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의 총부채는 약 3500억달러로 이중 10억 5000만달러는 은행을 제외한 민간 부문의 부채"라며 "은행들은 약 950억달러를 빚지고 있고 앞으로 1년 동안 약 600억달러를 당장 갚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일단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한 베랏 알바이락 터키 재무장관은 터키 신문 휘리예트와의 인터뷰에서 "월요일(터키시간 13일) 아침부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가 들어가고 이를 위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겠다"고 언급했고 알바이랏 장관은 환율 급등락으로 피해가 가장 큰 중소기업들을 포함한 실물경제 부문과 은행권을 위한 계획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터키정부가 외화 예금을 동결하거나 리라화로 환전하는 등 자본통제에 나서고 있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터키정부가 정부지출을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터키발 경제불안이 다른 이웃국가에도 전이되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의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에 우려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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