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초등학교 선생님들((좌로부터 이순덕 교감, 이재혁선생, 신광섭 교장, 김대현 선생, 김필숙 선생, 정승희 선생). 사진=임화선 기자
▲옥천초등학교 선생님들((좌로부터 이순덕 교감, 이재혁선생, 신광섭 교장, 김대현 선생, 김필숙 선생, 정승희 선생). 사진=임화선 기자

[경기=내외경제TV] 임화선 기자 = "학교를 탐방하는 것은 미래로 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거기에 내일을 가꾸어 나갈 학생과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옥천초등학교(교장 신광섭)를 다녀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932년 양평공립보통학교로 출발한 옥천초등학교는 올 2월에 83회 졸업생이 나왔다. 인근에 양근향교가 있어서 인지 교육의 목표도 인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거기다 'high5'라고 해서 창의성, 문화예술감성, 노작체험, 건강안전, 행복누리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학교다.

독서대토론회와 독서수업을 통해 창의성을 기르고, 1인1예술 및 구슬샘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문화예술감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교내 곳곳에 학생회장 공약인 '끼자랑 페스티벌' 벽보가 마치 캠퍼스 풍경처럼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교내 끼자랑 페스티벌 알림판(사진=임화선 기자)
▲교내 끼자랑 페스티벌 알림판(사진=임화선 기자)

스스로 체인지메이커가 되어 활동하고 있는 이재혁(41) 교사는 옥천초의 자랑으로 대뜸 '수평적 문화'를 꼽았다. 교장과 교감은 선생님들의 가치관과 활동을 믿어주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주니 일상의 모든 것들 속에서 자연스레 변화와 대안이 나온다.

권위적인 지시 대신 조언을 하는 선생님들의 분위기를 보면서 아이들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추진한다. 예컨대 학생회 임원 선출을 보면 어른들도 놀랄 정도로 후보자와 유권자 간 꼼꼼한 공약점검이 정착됐다. 어설프게 출마했다간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이런 세밀한 메니페스토를 정착시킨 데는 이순덕 교감의 노력이 컸다.

360명 학생 모두 졸업 때까지 악기를 배운다. 1주에 3시간 가량 1~2학년은 타악기, 3학년부터는 관현악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면서 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에 들어가는 것을 큰 영광으로 받아들인다. 졸업을 해서도 '꿈의학교' 오케스트라반에 참여해 끈끈한 관계가 지속된다.

▲옥천초등학교의 자랑 퓨전오케스트라단 공연 모습(사진제공=옥천초)
▲옥천초등학교의 자랑 퓨전오케스트라단 공연 모습(사진제공=옥천초)

신광섭 교장은 뭐든지 자발적으로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스포츠, 과학대회, 문학경연 등 나가기만 하면 상을 타온다고 칭찬이 끊이질 않는다. 얼마 전에는 퓨전오케스트라단 운영을 잘한다는 소문이 나 KBS교향악단이 찾아와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재혁 선생은 아이들에게 뭘 하자고 제안과 조언은 하지만 선택은 아이들 몫이라고 강조한다. 5학년 아이들이 농사의 어려움을 알고자 농촌단체를 찾아가 인터뷰하고, 학생자치회에서 분실물 찾아주기 운동을 한 것도 스스로 시작한 일들이다.

특히 올해로 4기째 운영되는 방송반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신입회원은 읽기와 쓰기 등 1차 실기와 2차 면접을 거쳐 뽑는다. 졸업이 다가오면 신입회원을 뽑아서 교육시키고,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방문해 우애를 다진다. 금요일 점심시간에 1주일 동안 신청 받은 음악과 사연을 내보내는데, 작가역할 학생이 심혈을 기울일 만큼 공이 많이 들어간다.

▲학생자치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분실물 찾아주기 운동(사진제공=옥천초)
▲학생자치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분실물 찾아주기 운동(사진제공=옥천초)

최근에는 TV방송을 해보기로 작정하고 장비를 구입해서 급식실 모니터를 통해 점심시간에 시험방송을 마쳤다. 문제는 촬영과 편집에 대한 부담인데 부원들 스스로 현재 인력을 어떻게 운영할 지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이재혁 선생은 "호기심을 가지고 뭐든 직접 해보려고 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 배웠다"며 "교사들이 공유하고 있는 수평적 문화가 아이들에게 녹아들어 많은 경험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더 넓어지는 옥천초 학생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lhs@n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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