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서울=내외경제TV] 이수정 기자 = 해마다 1만2000여명이 간암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간질환 사망률 1위다.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이야기한다. 간은 간세포가 서서히 파괴되어 간 기능이 절반 이하로 저하되어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돌이키기 어려울 만큼 나빠지기 전에는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그래서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암은 1기~4기로 나뉘며 일찍 발견할수록 생존율은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3기 이상, 암이 진행되면 암세포가 전신으로 전이돼 생존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간암 생존율은 1기 80%, 2기 50%에 달하지만 3기에는 20%, 4기엔 겨우 3%에 불과한 실정이다. 간암의 경우 전체 환자 중 20% 전후만이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치료가 어렵다. 만약 증상이 있더라도 주로 간질환 병력이 있던 환자에게서 생겨 기존 간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간암의 주요 원인은 대부분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 등의 간질환이다. 대한간암학회 통계를 보면, 간암 환자의 72%는 B형간염이 원인이다. C형간염이 11%, 술과 관련된 알코올성 간질환이 10% 정도다.

란셋 계열의 '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medical journal'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 3억 명의 인구가 치명적인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5%만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보고에 따르면, 매일 60만 명의 사람들이 B형 간염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는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률보다 높은 수치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을 에이즈 바이러스와 동일한 수준으로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 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1971년 Combes(Combes B, Shorey J, Barrera A, et al. Glomerulonephritis with deposition of Australia antigen antibody complexes in glomerular basement membrane. Lancet 1971;2:234- 237)에 의해 처음 기술된 이후 여러 연구 조사에서 B형 간염이 신장질환의 발생과 밀 접한 관계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B형 간염이 신부전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B형 간염에 동반된 신장질환의 임상적 양상은 단백뇨, 혈뇨, 신증후군으로 요약된다. HBV 감염과 관련된 사구체 병변의 병리학적 소견은 막사구체신염(membranous glomerulonephritis), 막증식사구체신염(membranoproliferative glomerulonephritis), 그리고 사구체간질증식사구체신염(mesangial proliferative glomerulonephritis) 등의 다양한 유형으로 관찰된다.

국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 B형 간염 중 간염 활성 지수가 높고 섬유화 등급이 높을수록 막사구체신염과 막증식사구체신염의 빈도가 높아 간질환이 심할수록 막사구체신염과 막증식사구체신염의 빈도가 높다진다고 한다.(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병리학교실 '만성 B형 간염과 신장질환의 조직학적 상관관계' 대한간학회지 제 7 권 제 4 호 2001; 413 - 422)

만성 B형 간염은 현재 가능한 치료로는 완치가 어렵다. 매일 치료약(항바이러스제) 복용을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간경변증, 간암으로의 진행을 장기적으로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친 치료 기간 동안 환자들의 치료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해외에서 한약이 간염, 간암 등 간질환과 신장 질환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어 만성 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한약 치료가 활발한 중국에서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한약이 B형간염억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한약이 간기능(AST, ALT)의 정상화에 효과적임을 증명하였다고 밝혔다. 2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간질환 증상 호전이 83%, 82%는 ALT 정상화를 보여줬다고 한다. 또한 B형 간염 관련 질환(간 섬유화, 간경병증 등) 치료에도 효과를 보여 한약이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출처: National Center for Biotechn ology Information 'Treatment of chronic liver diseases with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16년 nature 자매지 'scientific Report'에 소개된 논문을 보면 한약이 간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는데 유의한 효과가 있다고 증명했다. 대만의 경우 국가 전수조사를 통한 10년간의 추적 관찰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약 투여가 B형 간염 환자의 총 사망률을 절반으로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출처: J Ethnopharmacol 'The use of Chinese herbal mdicines associated with reduced mortality in chronic hepatitis B patients receiving lamivudine treatment').

일본에서는 B형 간염 및 C형 간염 환자의 간경변으로의 이환을 억제하기 위한 치료제로 한약을 투여하고 있다. 또한 알코올성 간질환에도 한약이 무작위 대조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여 임상현장에서 투여되고 있다.(출처: Evidence Reports of Kampo Treatiment 2010:345 Randomized Trials, The hapan Society for Oriental Midicine)

또 일본은 한약제 '황기'를 이용한 처방으로 신장 질환 치료를 진행한 전 증례에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감소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또한 GFR 수치는 전 증례에서 유의하게 증가하였음도 확인했다.(출처: Science of Kampo Medicine 漢方??) 또, 2006년에는 황기를 주성분으로 하는 한약 처방이 신부전의 진행 억제 효과가 나타난다 것을 증명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황기'로 처방한 한약으로 ACE inhibitor(고혈압 치료제) 투여하고,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는 치료에도 호전이 없던 당뇨병성 신부전 3기 환자의 신장 기능이 72%까지 개선된 임상 사례가 영국 내분비계 당뇨 및 대사 의학 전문 학술지인 'Endocrinology, Diabetes & Metabolism'에 소개된 바 있다.

이제는 질환을 치료를 함에 있어 환자 나이, 동반 질환 유무, 복용 하고 있는 다른 약제의 부작용과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우려 등 치료를 위해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매우 많다. 즉 다양한 유형의 환자에게 동일하게 높은 효과를 내면서도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장기간 치료에도 최대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를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cjs1210@nbnnews.co.kr

 

저작권자 © 내외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